울 어머니
새벽부터 밤 줍고 고추 따고 마당 매고
북두갈고리 손이 문드러져 문둥이 손이 되어도
콩밭 팥 밭, 배추밭고랑에서
매닥질 치며
검정고무신 속에 흙이 들어가
어머니는 발이 터 갈라져
가뭄에 논바닥처럼 보기에 험하다
이제 울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누가 오랍들이 풀을 매고 가꿀까
내 아내는 의료보험료도 해결 못하는
돈이 되지 않은 농사 팽개치고
월급쟁이가 되어 있고
서울에서 그림을 전공한다는 아이는
장가도 못 간다는 농사에는
흥미조차 없으며
나 또한 앉은뱅이걸음에
다리가 아프다
호미를 들어본지 오래라
아무리 생각해도 풀리지 않는
우리들의 미래
우리들 공동체
훗날이 문제다
정설교·시인(평창군 용평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