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오인 횡성군의원
▲ 백오인 횡성군의원
어느덧 왼쪽 가슴에 횡성군의원 배지를 단지 4개월이 지나갔다.15년간의 기자생활을 마감하고 고향에서 정치인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을 때 불안함과 걱정이 앞섰지만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으로 최다 득표 당선자로 이름을 올리며 의회에 입성할 수 있었다.큰 기대감을 안고 의정활동을 시작했지만 실망감이 커졌다.시간이 지날수록 집행부가 의회를 얼렁뚱땅 넘어가려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조직 개편 용역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늘어나는 부서의 업무 공간 부족을 걱정해 25억 원의 사업비가 드는 청사 신축 승인을 요청했다.조직 개편은 조례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의회의 최종 승인이 있어야 하지만 과정이 철저히 무시됐다.당연히 통과될 거라는 자신감이 없다면 할 수 없는 행동이다.의회는 안건을 부결시켰다.본래 의도한 대로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임을 알고도 대안도 없이 10억 원이 넘는 손해를 감수하며 공유재산을 매각하겠다고 두 차례나 의회 승인을 요구하기도 했다.알아서 할테니 걱정 말고 승인만 해달라는 식이다.역시나 의회는 안건을 부결시켰다.

4000억원이 넘는 지난해 횡성군 예산이 제대로 사용됐는지 확인하는 결산 검사 자료도 엉터리로 제출했다.의회에서 잘못을 지적해도 엉뚱한 답변만 내놓을 뿐 어디에서 오류가 발생했는지 제대로 파악조차 못했다.결국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수정 의결했다.최근엔 타당성 용역중인 사업을 1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추진하겠다며 의회에 보고를 했다.2차 추경을 통해 타당성용역 사업비를 승인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용역이 진행 중 임에도 의회를 찾아 동의를 구했다.더욱이 의회가 승인한 적도 없는데 올해 실시설계를 실시해 내년 2월에 사업을 착공한다며 구체적인 계획까지 보고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논란 끝에 타당성조사 결과가 나오면 다시 보고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었다.

의회를 거수기 정도로 밖에 여기지 않는다면 나올 수 없는 행동들이다.의회는 집행부와 함께 지방자치제도를 시행해가는 양대 축임에도 오랜 기간 동안 특정 정당이 집행부와 의회를 장악하면서 빚어진 결과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지난 4개월동안 의정활동을 통해 그간의 집행부와 의회간의 관계 설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었다면 의회 본연의 임무인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었을리 만무하다.의회를 단순히 통과 의례 쯤으로 여기도록 만든 의회에도 분명히 책임이 있다.

횡성군의회는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의회 권력 교체가 이루어졌다.이에 맞춰 8대 횡성군의회도 변화하고 있다.집행부에 의회를 예전과 같이 통과의례쯤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하지만 집행부만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의회와의 달콤했던 지난날의 추억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집행부와 의회가 건전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상호 협력할 때 민선 8기 군정 목표인 ‘사람중심 행복도시 횡성’ 건설도 가능할 것이다.오는 20일이면 행정사무감사와 군정질의,내년도 예산을 심의하는 정례회가 개최된다.정례회를 통해 집행부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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