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노인의 삶이 확연히 달라진다.빈곤과 질환,요양문제가 가족단위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버거워지고 스스로 책임져야 할 시간이 길어졌다.사회시스템은 완벽하지 않다.많은 노인들이 변방으로 밀려나 외로움과 가난을 호소하지만 고독사가 일상처럼 반복되고 노인범죄가 사회적 위험요소로 각인된다.일각에서는 노인문제에 따른 사회비용이 지나치게 많다고 아우성이다.우리사회가 미처 예상치 못한 현상.이뿐만이 아니다.노인을 위한 행정수요가 증가하면서 공공서비스에 균열이 생겼다.어떻게 할 것인가.

일본의 현재는 곧 다가올 우리의 미래다.노인문제도 다르지 않다.단적인 사례 하나.우리보다 앞서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일본은 ‘어른 기저귀’ 문제로 골치를 앓는다.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생산된 어른용 기저귀는 78억3600만 장으로 10년 전(45억 장)보다 74% 증가했다.5명 중 1명이 70세 이상일 정도로 고령자 수가 늘어나면서 성인용 기저귀 수요가 폭증했다.기저귀 속 펄프를 재활용한다고 하지만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기저귀 착용 노인들에 대한 처우.‘인간다운 삶’에 대한 고민이다.

노인들의 삶은 ‘기저귀 인생’ 전후로 뚜렷이 갈린다.기저귀를 차지 않고 노후를 보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그러나 준비는 해야한다.스스로 ‘존재가치’를 높이는 삶이 필요하다.지금까지 살아온 소유의 삶에서 벗어나 삶의 지향점을 바꾸라는 주문.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봉사 활동과 행복한 사회를 위한 사회 공헌,가진 것을 타인과 나누는 베품 등이 기저귀 인생 전에 할 일.은퇴 후 30~40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지침이다.

누구나 멋지고 곱게 늙고 싶을 것이다.석관동성당 송차선 주임신부가 그 소망을 책으로 풀어냈다.송 신부는 곱게 늙기 위한 여덟 가지 주제로 개방(Open),경청(Listen),양보(Yield),겸손(Modesty),소유(Possession),관심(Interesting),청결과 밝음(Clean and bright),미소·정신·영혼(Smile·Spirit·Soul)을 제시한다.머릿글자를 조합하면 ‘올림픽(OLYMPICS)’.‘개방’은 나이 들어감과 부족함,죽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이며,‘경청’은 자신의 말을 줄이라는 권고.이 모든 걸 기저귀를 차기 전에 할 수 있다면 성공한 노년!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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