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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 칼럼] 또 다시 한 해의 끝자락에 서다

김상수 2018년 12월 04일 화요일
▲ 김상수 논설실장
▲ 김상수 논설실장
격동의 한 해가 또 저물어 간다.시간은 누가 끌어당긴 것도,누가 밀어낸 것도 아니지만 어김이 없다.한 해의 끝자락에서 그 변함없음을 확인한다.올해만큼 변화가 큰 해도 없었을 것이다.미처 예측하지 못한 격랑이 굽이쳤던 한 해로 기록될 것 같다.사물이 극한에 이르면 다시 반대쪽으로 움직인다고 한다.바로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는 것인데,달도 차면 기운다는 속담이 여기에 해당한다.지난 연초를 떠올리면 지금 극과 극의 지점에 서 있다.지난 연말연시는 일촉즉발의 긴장 속에서 보내고 맞았다.

한 발 내디디면 꺼져 버릴 것 같은 살얼음판이었다.더디지만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천만다행이다.평창올림픽이 반전의 가교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여러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2018동계올림픽은 분명 기념비적 사건이 될 만하다.이전의 다른 올림픽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의미가 있다.아직 그 성과가 다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많은 변화의 눈(目)을 만들어 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앞으로 더 많은 씨앗이 싹을 틔울 것으로 본다.지난 10여 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남북이 다시 만났고,불구대천 원수처럼 지내던 북한과 미국이 대화 테이블에 마주앉았다.

올림픽이 아니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다.지난 4월 판문점에서 남북정상이 만나는 장면이 생중계되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물꼬가 터진 남북정상회담은 2,3차 회동으로 이어졌다.6월엔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다.이 같은 일련의 대화는 평화를 희구하는 인류의 염원에 부응하려는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이 모두가 지난 2월 대관령의 저 빈 벌판과 혹독한 추위 속에서 잉태된 것이다.

역사에는 만약이 없다고 한다.그러나 20여 년 이 올림픽에 공 들인 강원 도민의 간절한 기원과 정성이 없었다면?이런 가정을 해 보게 된다.강원도민이 직면했던 한계와 좌절,미래에 대한 열망의 결정체가 평창올림픽이다.두 번의 좌절 끝에 성사됐고 우여곡절 속에서 치러진 축제다.그 속엔 강원도민의 애증이 녹아있다.이번 올림픽은 과거에서 벗어나는 출구이자,이전과는 다른 미래로 가는 입구다.강원 도민에겐 그런 의미가 있다.앞으로 강원도 600년 역사는 올림픽 전후로 나뉠 것이다.

동계올림픽은 강원도가 올라야 할 산이었지만,도민의 의식과 행동양식을 지배해 온 짐이기도 했다.2018년은 고지에 오른 희열,짐을 벗은 자유를 다 맛 본 한 해다.평창올림픽이 외적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의 큰 흐름을 바꿔놓았다.내적으로 강원도의 삶과 의식의 전환을 가져왔다.이 반전을 통해 어떤 변화와 역사를 만들어갈 것인지가 앞으로 과제다.모두의 올림픽은 끝났지만,각자의 올림픽은 지금 시작이다.

유월에는 6·13지방선거가 치러져 향후 4년 지방자치를 이끌어갈 진용을 새로 짰다.95년 민선자치시대가 개막된 지 사반세기가 되는 때다.도지사와 교육감이 3선 연임을 했으나 18개 시·군 단체장 얼굴이 많이 바뀌었다.지방의회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왔다.이들이 평창올림픽이 만들어놓은 여러 변화를 채워나가야 한다.20여 년 연륜을 쌓은 청년기의 지방자치와 올림픽으로 상징되는 시대전환의 기운을 잘 융합해야 하는 것이 이들의 몫이다.

7,8월엔 무더위와 싸우며 또 다른 올림픽을 치렀다.낮 기온이 40도를 웃도는 날이 많았고 하루하루 신기록을 쏟아냈다.그러나 잔치는 끝나게 돼 있고,모두 그저 그런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삶을 채우고 세상을 지탱하는 것은 어느 특별한 날이 아니라,지극히 평범한 날들이다.추위도 더위도 오래 머물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오늘의 찬 기운은 저 여름의 정점에서 시작된 것이다.오는 22일이 동지(冬至)다.더 추워지겠지만 거기서 여름의 불씨가 점화된다.12월을 맞으며 격동의 무술년 한 해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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