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현 전 춘천시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장
▲ 이세현 전 춘천시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장
기해년(己亥年)새해가 밝았다.기해년은 육십간지의 36번째 해이다.해(年)을 일컫는 명칭은 10천간(天干)12지지(地支)를 결합하여 만든 60개의 간지에서 비롯됐다.60간지를 또 다른 말로는 흔히 말하는 육십갑자라고도 부른다.이 육십갑자는 고대 중국과 우리나라 역법(曆法)에서 사용되었던 주기를 말한다.이제 2079년이 되면 또 기해년이 돌아오는 것이다.육십갑자를 구성하고 있는 십간은 하늘에 자리한다고 하여 천간이라고 하고 십이지지(十二地支)는 땅에 자리한다고 하여 지지(地支)라고 불렀다.

음양오행에 속하는 육십간지 중 어느 하나도 같은 성질의 것은 없지만 상호관계성을 보아 좋고 나쁨을 가려 상극화합을 논한다.이를 토대로 사주학을 풀이하기도 한다.12지 가운데 12번째 동물인 돼지는 복을 가져다준다는 동물로 묘사되고 있다.기해년 새해가 되었지만 음력으로 보아서는 아직 기해년이 아니다.양력으로 2월 5일이 되어야 음력으로 기해년 정월 초하루 설날을 시작으로 신년이 시작된다.바로 2019년 기해년 천간의 ‘기’(己)자는 토에 해당하고 색깔로 따지면 노랑색 또는 황금색을 뜻한다.따라서 기해년이 바로 황금돼지띠의 해가 된다는 것이다.믿거나 말거나 말이다.

음력으로 정월 초하루 설날이 되면 아침 일찍 남녀노소가 모두 새옷(설빔)으로 갈아입고 조상님께 차례를 지낸 뒤에 자리를 정리하고 조부모,부모님께 먼저 절하고 형님,누나 등 차례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절을 하여 새해 첫인사를 드린다.그리고 차례를 지낸 음식,떡국 등으로 아침식사를 마친 뒤에는 조상 묘소를 다녀온다.그 뒤에 일가친척과 동네 이웃 어른을 찾아가서 세배를 드린다.요즈음은 그런 모습들이 많이 사라져가는 것이 아쉽다.필자가 어린 시절에는 세배를 드려야 할 어른이 먼 곳에 살고 있을 경우 정월 대보름 전까지 찾아가서 세배를 드리곤 했다.보름을 넘기지 않으면 예절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했던 것이다.

옛날에는 교통편이 좋지 않아 30~40리 까지도 걸어서 세배를 다니는 경우도 많았다.세배하러온 이에게 대하여 어른에게는 술과 음식을 내어 놓는 것이 관례이다.아이들에게는 술상을 차리지 않고 약간의 세배 돈과 또는 떡과 과일을 주었다.특히 종갓집에는 정월 대보름까지 많은 세배꾼들이 출입했다.아이들은 설날을 손꼽아 기다린다.필자도 그 시절이 새삼 떠오른다.그날은 설빔,새 옷을 입는 날이고 세배 돈이 생기는 날이기 때문이다.이집 저집 다니면서 세배 돈을 받는 액수가 자랑거리가 되곤 했다.

근래에는 농촌 등에서는 호별 방문의 번거로움을 피하고 경로의식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마을 어른들을 한자리에 모시고 젊은 층들이 단체로 세배를 올리기도 한다.마을 신년 하례식인 셈이다.그리고 마을 부녀회에서 준비한 음식으로 어른들을 대접하고 서로의 덕담을 나누며 어른들께서 하루를 즐겁게 보내시라고 배려한다.이것은 마을 전체의 단합과 서로의 정담을 나누며 웃어른들에 대한 경로사상을 일깨우는 기회로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즉 설이 혈연을 중심으로 모이는 명절이라 한다면 정월 대보름은 지연을 중시하는 명절의 성격을 띠고 있어 서로 다름을 알 수 있다.그러나 설날에 청년회나 부녀회의 주도로 마을 어른들을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에 모시고 단체 세배를 드리는 것을 혈연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지연적인 유대의 확대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이제 지난해의 어려웠던 모습들을 지워버리고 새롭게 삶의 여백에 희망의 설계도를 그리며 새해아침 창문을 활짝 열어본다.바라건대 기해년 새해에는 우리 강원도민 모든 가정에 희망차고 좋은 일들로만 가득 채워가는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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