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역 정본 택리지’ 속 강원도 눈길
도내 명산·강·호수 극찬
안대회 교수 외 9명 펴내

지역에 대한 평가가 박했던 조선 후기 베스트셀러이자 대표 지리지인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에 독창적인 생각과 해석을 넣어 강원도를 새롭게 바라본 책이 출간됐다.특히 현재까지 대한민국 최고의 자연경관으로 인정받고 있는 도내 명산,강,호수에 대해 극찬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는 연구자 9명과 함께 이본(異本) 20여 종을 비교해 정본(定本) 택리지 번역본인 ‘완역 정본 택리지’를 최근 펴냈다.조선 후기 문인 청담(淸潭) 이중환(1690∼1756)이 1751년 세상에 내놓은 택리지는 저자가 남긴 마지막 수정본이 전하지 않지만 이본만 200여 종에 달하는 베스트셀러다.그러나 강원도를 비롯한 일부지역에 대해서는 평가가 박한 것으로 유명하다.

‘완역 정본 택리지’에서는 ‘(강원도)주민들은 나들이하고 잔치하는 것을 중시한다.지역의 어른들이 기녀와 악공을 대동하고 술과 고기를 싣고서 호수와 산 사이에서 질탕하게 노니는 것을 좋아하여 이런 놀이를 큰 일로 간주한다.자제들이 그런 풍속에 물들어 학문에 힘쓰는 자가 적다’고 표현하거나 ‘토지가 매우 척박하다.두메산골에는 산수가 기이한 곳이 많기는 하나 한때 난리를 피하기에 좋을뿐 대대로 살기에는 적당하지 않다’고 평했다.

하지만 이 책에는 강원도의 장점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이 책의 ‘팔도론’에서 ‘원주 북쪽에는 횡성현 읍치가 있다.형용하기 어려운 맑은 기운이 있어 고을 안에는 대를 이어사는 사대부들이 많다’,‘(춘천은)청평산에서 남쪽으로 10여리에 소양강과 맞닿은 땅이 있으니 바로 예맥의 ‘천년의 고도’이다’ 등 도내 지역에 깃들어 있는 얼과 정신을 높게 평가했다.특히 ‘복거론’에서 8개 분야 중 ‘영동의 산수’를 따로 분류해 강원산수를 높이 평가했다.책에는 ‘경치가 빼어난 산수는 당연히 강원도 영동 지역을 첫째로 꼽아야 한다’며 ‘고성 삼일포’,‘강릉 경포대’,‘흡곡(강원도 통천지역 옛지명) 시중대’를 최고의 산수로 평했다.이어 이에 버금가는 산수로 간성의 화담(고성 화진포),속초 영랑호,양양 청초호를 선정하기도 했다.

옥한석 강원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강원경관이 당시 조선시대에도 전국적으로도 뛰어나 도민들이 자연에 심취해 있다보니 자급자족,안분지족의 성향을 띠며 풍류를 깨우쳤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며 “특히 오늘날 이 시점에 강원경관의 뛰어남이 현대인들에게 더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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