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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경봉-괘방산-칠봉산

최동열 2019년 01월 17일 목요일
▲ 최동열 강릉본사 취재국장
▲ 최동열 강릉본사 취재국장
필자는 등산을 즐긴다.그래서 자주 찾는 산이 강릉시 구정면에 있는 ‘칠봉산(七峯山)’이다.시내 어디에서든 차로 10분 남짓이면 도달할 수 있는데다 강릉이 자랑하는 소나무 숲을 따라 마치 소싯적 추억의 뒷동산 같은 아늑한 등산로가 이어진다.키재기를 하듯 나란히 늘어선 일곱 봉우리를 차례로 타고넘는 재미도 쏠쏠하다.산 너머 버들고개까지 왕복해도 6㎞ 거리에 2∼3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으니 잠시 짬을 내는 근교산 나들이에는 제격이다.

김한근 시장을 비롯한 강릉 공무원들이 새해 벽두에 그 칠봉산에 올랐다.새해 시민들의 무사안녕을 바라는 기원대제를 지내며 ‘감동강릉’ 시정 추진 의지를 다졌다고 한다.처음 ‘칠봉산’ 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필자는 고개를 갸웃했다.강릉에서 줄곧 기자 생활을 하면서 매년 초 기원제 소식을 접했지만,칠봉산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돌이켜보면 민선 자치제 출범 이후 강릉시의 새해 기원제는 능경봉과 괘방산에서 주로 이뤄졌다.1995년 초대 민선시장에 당선돼 3선을 지낸 심기섭 시장은 매년 어김없이 정초에 눈 쌓인 ‘능경봉(陵京峰)’에 올랐다.능경봉은 강릉의 관문인 대관령 남쪽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제왕산의 모산(母山) 역할을 한다.가파른 비탈길을 타고 산정에 올라서면 동쪽 바다는 물론이고 사방으로 일망무제 산 그리메가 춤추듯 펼쳐지니 강릉의 원경을 눈에 담는데는 이만한 조망터가 없다.‘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산 속에 샘이 있고,가뭄에 비를 빌면 영험하다’고 기록돼 있어 기원의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바통을 이어받아 3선을 지낸 최명희 시장은 바다를 끼고 있는 강동면 ‘괘방산(掛榜山)’에 자주 올랐다.옛날 강릉의 선비들이 이 산의 등명사(燈明寺·현재의 등명낙가사)에서 공부를 하다가 산에 올라 급제를 기원했고,실제로 과거에 붙으면 두루마리에 급제자의 이름을 적어 산에 걸었다고 해 괘방산 이라는 이름을 가졌으니 또한 면학과 기원의 명소임에는 틀림없다.

이제 김한근 시장의 첫 새해에 새롭게 등장한 칠봉산은 어떤가.능경봉이나 괘방산 처럼 유명하지는 않지만,강릉시내 전역을 지척에서 한눈에 두루 살피는 조망터로는 이만한 곳이 없다.산에는 ‘칠봉산성’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고려시대에 축조된 이 석성(石城)은 외적으로부터 강릉읍성을 지키기 위해 쌓은 보루 같은 성이다.칠봉산 절벽 아래로는 강릉의 젖줄 남대천이 흐르고,그 남대천을 건너 지금은 KTX고속열차가 칠봉산 밑을 통과해 강릉시내로 접어든다.

그래서 이왕 시작한 김에 각각의 행보에 의미를 부여해본다.능경봉에 오른 심기섭 시장에게는 강릉의 원경을 바라보며 큰그림을 그려야하는 과제가 있었다면,괘방산을 찾은 최명희 시장은 3수의 도전 끝에 성사시킨 동계올림픽을 성공 개최하면서 강릉을 널리 알려야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였다.

민선 7기 김한근 시장은 저출산,고령화라는 시대적 난제 아래서 경제를 일으키고,문화관광도시 매력을 한층 키워야하는 보다 현실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생활권에서 가장 가까운 칠봉산에 오른 김 시장의 행보가 시민 삶 속으로 더 다가서는 의지를 표현하는 발걸음이기를 기원해본다.더불어 칠봉산이 생활 속 산행 명소로 사랑받게 된다면 더할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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