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화가’ 박수근 따뜻한 발자취, 고향땅 양구에 남다
1990년 박수근 미술관 뒤 좌상
연필 들고 있는 노년 모습 동상
안경 쓴 모습 ‘젊은 박수근’ 눈길
동상마다 미술도구 함께 자리

▲ 1990년에 박수근미술관에 설치된 이길종 작 ‘박수근 동상’.
▲ 1990년에 박수근미술관에 설치된 이길종 작 ‘박수근 동상’.
20세기 한국미술사에 빼놓을 수 없는 박수근 화백은 우리 민족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서민화가이자 가장 한국적인 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고향인 양구에 들어서면 지역 곳곳에 세워진 동상을 통해 박수근 화백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박수근미술관 뒤편에는 1990년 설립된 박수근 선생의 동상이 있다.춘천의 대표 조각가인 이길종 전 춘천교대 명예교수가 만든 이 동상은 무릎을 앞에 모아 팔로 감싸 앉은채 앞을 바라보고 있는 박수근 화백의 모습을 형상화했다.동상에 새겨진 깊은 눈빛은,세상을 바라보며 화폭에 담아냈을 그의 정신처럼 30여년이 지난 세월에도 비범함이 느껴진다.특히 이 동상 옆에는 연필과 스케치북이 함께 조각돼 있는데 한 때 이걸 만지면 ‘자녀성적이 오른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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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양구여고앞 회전교차로에 설치된 최대성 작 ‘박수근화백 동상’.
2014년 박수근 화백 탄생 100주년을 계기로 다양한 선양사업이 진행되며 양구 곳곳에 다채로운 동상들이 세워졌다.2016년 양구여고 앞 회전교차로에는 최대성 조각가가 제작한 동상이 세워졌다.한 손에 스케치북을 들고 한손에는 연필을 들고 고향땅을 바라보는 이 동상은 그의 노년 모습을 형상화했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양구군보건소 앞에 홍영표 조각가의 ‘젊은 박수근’ 동상이 세워졌다.뿔테 안경을 쓰고 가방과 캔버스를 양 손에 들고 하늘을 바라보며 서 있는 이 동상은 그의 젊은 시절 무엇을 보고 상상하며 그림을 채워 나갔을지,보는사람으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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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양구군 보건소앞에 설치된 홍영표 작 ‘젊은 박수근’.
지난해에는 노후주택 철거를 하며 박수근 광장이 조성돼 또하나의 동상이 세워졌다.서동억 조각가의 ‘민족의 서정시를 그린 화가 박수근’ 동상은 박수근 화백이 붓과 스케치북을 들고 정면을 바라보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동상 아래에는 그의 작품들도 함께 조각돼 눈길을 끌고 있다.

모든 동상마다 공통점은 언제나 그의 손 옆에는 스케치북과 연필,붓 등 미술도구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동상들은 한평생 미술을 위해,그림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아왔던 박수근 화백의 삶을 표현하고 있는 셈이다.

▲ 2018년 노후주택 철거후 박수근 광장 조성에 따라 설치된 서동억 작 ‘민족의 서정시를 그린 화가 박수근’.
▲ 2018년 노후주택 철거후 박수근 광장 조성에 따라 설치된 서동억 작 ‘민족의 서정시를 그린 화가 박수근’.
일제강점기 속 색채에서도 자유로운 한국적인 화가로서 살아왔던 그의 모습을 통해 그의 고향인 양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나아가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전세계 사람들이 따뜻한 감성속에서 ‘박수근 화백’을 기억하고 있다.

한편 박수근 화백(1914~1965)은 양구출신으로 양구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화가의 길을 걸었다.1932년 제11회 조선미술전람회 입선으로 데뷔한 뒤 ‘빨래터’ 등 20세기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1980년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을 받았고 1999년 20세기를 빛낸 한국의 예술인으로 선정됐다. 김호석 kimhs8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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