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장진 수필가
▲ 황장진 수필가
일본 사람은 조폭 이상으로 의리를 중시한다.한 번 신세지면 죽을 때까지 잊지 않는다.한국 사람은 사소한 일로 다투기만 해도 지금까지 받은 은혜는 뒷전이 된다.귀한 손님을 자기 집으로 초대한다.그래야 정성이라고 생각한다.우린 멋진 음식점이라야 체통이 선다.한 끼 식사는 공깃밥에 단무지 3쪽,김 3장이면 족하다.우린 이랬다가는 영양실조 걸린다고 아우성치리라.

집의 크기는 각료들도 20평형대에 만족한다.우리들 서민 주택에도 못 미친다.일본 여성의 손가방은 대부분 집에서 자기가 손수 만든 것이다.우린 명품 가방을 들어야 체면이 선다.비록 루이비통의 97%가 가짜라도.근무복을 자랑스럽게 여겨서 데이트할 때도 작업복을 입고 나간다.우리는 서양에서 입다 버린 넝마인 구제품을 명품으로 착각한다.자녀들은 한겨울에도 반바지를 입혀 등교시킨다.추위를 이기는 극기 훈련이다.자립심이 강하다.우린 입히고 싸매고 서도 춥다 감기 들라 야단들이다.부모 돈은 부모 돈,내 돈은 내 돈이다.우린 키우고 가르치고 결혼시키고도 할 일이 남는다.은근히 부모 도움을 바라는 젊은이들은 없어졌을까?

다툴 일이 생기면 웬만하면 대화로 끝낸다.처지를 바꿔 생각하는 것이다.한국인의 소송 건수는 일본의 무려 13배가 넘는다.아무도 없는데서도 교통신호를 잘 지킨다.교통사고 세계 1위 국으로 등극한 우리 국민이 보면 한심하다 할까?공금을 무서워한다.공금 먹다 걸리면 집안 망한다고 여긴다.우리는 잘못하고도 어디서든 무조건 오리발부터 내밀고 본다.

의리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우리는 믿는 도끼에 발등 잘도 찍힌다.준법정신이 강해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 여긴다.공권력이 절대적이다.국민들은 경찰에게 힘을 실어준다.노숙자도 독서에 열을 올린다.직장인의 한 달 독서량은 7.5권이나 된다.우린 고작 0.7권이다.무엇을 하려면 전문가를 찾아 그의 조언대로 행동한다.

이자가 박해도 은행을 이용한다.우리는 돈 버는 일이라면 목숨을 걸기도 하며 사기꾼이 많고 로또 복권이 날개 돋친다.누구에게나 깍듯이 대하며 잘도 웃고 상냥하게 말한다.우린 언제나 근엄한 얼굴을 하고 말은 퉁명스럽게 한다.길 가다 갈 곳을 물으면 흔쾌히 앞장서 한참을 가서 식당을 알려주면서 주인께 조곤조곤 당부까지 한다.

전차를 타고 빈자리가 있어 이게 웬 떡이냐 얼른 앉는다.왜소한 80대 노파가 몸을 움츠려 자릴 넓혀준다.저 앞에는 노인들이 옹기종기 서 있다.여고생들도 창가에 서 있다.여기저기 빈자리가 있는데도.날쌔게 자리 잡은 내 모양새,얼굴이 화끈거린다.얼른 일어서고 만다.저들의 속마음에는 칼을 품고 있을지 모른다.

이제 우리는 36년간이나 우릴 짓밟았고,우리 땅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막무가내로 우기는 이리 근성을 가진 자들이지만 잘하는 일은 어서 우리 걸로 받아드려야 하지 않을까?그래야 대한민국도 명실 공히 선진국 대열에 떳떳이 들어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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