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전 국민의 관심이 베트남 하노이에 쏠려있다.김정은 위원장은 굳이 3일간의 긴 여정으로,중국을 열차로 횡단하여 역사적인 무대에 올랐다.북-미간 종전이 이루어지고 동북아 평화가 정착되면,남측의 동포들도 열차를 타고 대륙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걸까? 그 의도야 어쨌든 여러 정세와 정황들이 북미 정상 간에 의미 있는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게 만든다.

한반도 평화,더 나아가 동북아 평화의 의미는 단순히 전쟁 위협에서 해방되는 것을 넘어선다.강원도의 미래 세대에게는 엄청난 기회다.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언했듯이 핵 위협이 제거되고 북한 경제가 개방된다면 엄청난 역동성과 고성장이 예상된다.김정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는 자리에서 ”내 아이들이 평생 핵을 지고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는데 이 말 안에는 북-미 관계 개선 의지를 강하게 품고 있다.북-미 양쪽이 따뜻한 관계와 믿음을 쌓는 계기가 마련된다면 언어가 통하고,수 천 년의 역사성을 공유하는 남측에 경제 부흥과 사회 재건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 명백하다.

더불어 남북 교류·협력에서 강원도의 선도성과 상징성이 있다.세계 유일의 분단도이자 평창 동계 올림픽을 통해 해빙의 물꼬를 텄던 강원도는 남북 적대 청산과 동질성 회복의 선도적 실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일단 변화가 시작되면 지금 당장의 준비도 필요하지만 미래를 대비하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본다.그리고 그 미래는 교육에서 시작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라나는 강원도 미래 세대가 마음속에서 반공주의의 잔재를 털어버리고 북한을 내재적으로 이해하는 인재들로 성장하는 것이다.강원도교육청은 이를 ‘평화교육’이라 칭한다.평화교육은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감수성과 평화적 문제 해결능력을 키우는 것이기에,요즘 그 중요성이 부각되는 다문화 교육이나 세계시민 교육과도 일맥상통한다.더불어 중요한 것은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문제를 당당하게 풀어나가는 진취적 자세와 탐구심이다.남북 교류·협력의 확대는 수축사회의 물꼬를 ‘확장사회’로 트는 구조적 변화이자,이를 ‘도전 기회’로 인식하는 인재들에게 더 많이 열린 공간이 되어줄 것이다.강원도의 학생들이 새 시대를 헤쳐나갈 진취적인 인재로 성장하려면 입시 교육을 넘어서는 교육과정 혁신의 심화가 요청된다.

강원도교육청은 지난 2월초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 위원회를 통해 ‘남북 교육교류 협력사업 제안서’ 공문을 북측에 전달하고 ‘북강원도 학교 지원사업’과 ‘남북 강원도 학생 수학여행 교류’를 제안했다.올해 5월에는 원산에서 열리는 제6회 아리스포츠컵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에 강원도 학생 선수단,응원단과 함께 참여할 것이다.남북 교육교류와 평화교육을 위한 준비는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남은 것은 녹슨 철망을 넘어서는 정치적·역사적 대전환이다.마침 3·1혁명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평화와 번영을 향한 새로운 100년의 발걸음을 시작하는 마음으로,부푼 기대를 안고 하노이 북미 정상 회담의 결과를 지켜보려 한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