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15만9000명
전년 대비 8800명 증가
매출 급감 임대료·인건비 부담

▲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며 봄이 성큼 다가왔지만 소상공인의 체감경기는 아직 한겨울이다. 28일 춘천의 한 폐업 점포에 임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최유진
▲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며 봄이 성큼 다가왔지만 소상공인의 체감경기는 아직 한겨울이다. 28일 춘천의 한 폐업 점포에 임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최유진

“40년 가까이 장사하고 있지만 이렇게 혹독한 겨울은 처음입니다.”

춘천의 한 전통시장에서 37년째 신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손모(65)씨는 설을 앞둔 지난달 3일 매출 14만원을 올리는데 그쳤다.인건비 부담으로 일자리가 없어지고 수입이 줄어든 저소득층이 지출을 줄이자 이들이 주로 찾는 전통시장도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손씨는 “직원 둘을 둔 적도 있지만 이젠 매출이 크지 않아 혼자 가게를 본다”며 “다들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는 걸 실감한다”고 말했다.

손씨 가게 건너편 골목에는 점포 두 곳이 2년째 비어있다.100만∼150만원 수준으로 형성된 점포 임대료를 감당하기에는 기대 매출액이 낮아 입점하려는 상인이 없기 때문이다.7개월 전 새로 연 인근 옷 가게 역시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곧 폐업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시장은 점차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시장 관계자는 “임대 광고를 냈지만 계속 빈 점포로 남아있다”며 “나이 많은 상인들이 매출이 나빠도 꾸준히 가게를 지켜 빈 점포는 적지만 사실상 개점휴업 중인 곳이 많다”고 말했다.

20년째 의류가게를 운영하는 윤모(49)씨는 임대료 100만원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최근 불면증을 앓고 있다.윤씨는 “가게 운영에 필요한 각종 비용을 내려면 월 매출이 최소 500만원은 나와야하는데 요즘은 개시도 못하고 들어가는 날이 많다”며 “장사를 할수록 빚이 늘어나는데 나이가 많아 새로운 일을 시작할 형편도 안돼 답답하다”고 밝혔다.

도내 자영업자의 위기는 통계상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28일 통계청에 따르면 도내 자영업자 가운데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사장님’은 지난해 4분기 15만9000명으로 전년동기(15만200명) 대비 8800명(5.85%) 늘었다.비용 지출을 최소화해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이렇다보니 경기 변동에 취약한 도내 도소매·숙박음식접업 취업자 수가 감소할 수 밖에 없다.지난해 4분기 도내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17만7000명으로 전년동기(19만2500명) 대비 8.05% 줄었다.

서상건 강원상인연합회 회장은 “식당 등 인건비 부담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원 수를 줄이는 사례가 많다”며 “경기 침체에 자영업자도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권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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