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불 수출 1000불 소득.필자가 1970년대 중반 초등학교 시절 기억나는 것 중의 하나가 이 문구였다.어린 학생이 다니는 초등학교까지 이 문구가 있는 것을 보면 당시 부국(富國)에 대한 절박함이 묻어난다.1970년 1인당 국민소득은 249달러,1975년은 592달러였으니 1000달러 달성은 꿈의 수치였다.1977년 1000달러 소득을 달성했다.그 후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1989년 5000달러,1994년 1만 달러, 2006년 2만 달러를 넘었다.

그리고 지난해 국민소득이 3만3149달러(3450만원)를 기록했다.3인 가정의 연소득이 1억 원이 넘는다.1953년 67달러였던 가난한 국가의 소득이 65년 만에 448배나 증가했다.국민소득 3만 달러-인구 5천만 명 이상인 30-50 클럽인 나라는 미국,독일,영국,일본,프랑스,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7번째라고 한다.그런데 선진국 진입 축제분위기는 없고 썰렁하다.정부는 홍보를 자제하고, 언론은 부정적인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국민소득 3만 달러를 체감하는 국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왜 그럴까?

국민소득 3만 달러 중 국민의 실소득은 절반이 조금 넘는다(56%).나머지는 정부(23.8%)와 기업(20.2%) 소득이다.이를 환산하면 국민의 실소득은 1900만원에 그친다.여기에 부익부 빈익빈을 보여주는 소득의 양극화가 숨어있다.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의 소득은 17% 줄었고, 상위 20%의 소득은 오히려 10% 올랐다.국민소득의 대부분이 상위계층에 쏠려 서민과 하위계층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또 일해서 버는 소득보다 물려받은 재산으로 버는 소득이 많은 부(富)의 불평등도 심해지고 있다.가계부채에 허덕이는 서민은 풍요속의 빈곤이다.

국민소득이 1만 달러는 커피,2만 달러는 골프,3만 달러는 승마와 크루즈,4만 달러는 요트를 즐긴다는 말이 있다.요즘 카페가 성업이다.커피를 마시며 거리를 걷는 모습은 일상이 됐다.골프도 어느 정도 대중화됐다고 한다.그러나 승마를 즐기고 크루즈로 여행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이 기준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서민소득은 1만∼2만 달러에 머물고 있는 듯하다.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라는 말이 실감나지 않고 멀게 느껴지는 이유다.

권재혁 논설위원 kwonjh@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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