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산업별 은행 대출금 총액
작년 4분기 9조9869억원 달해
전년 동기보다 5671억원 늘어

춘천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윤모(49)씨는 지난 겨울 경영 상황이 악화되며 임대료 부담과 물건 구입 비용이 커지자 은행에서 1000만원을 대출받았다.올해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며 목돈이 나간데다 도매상에서 옷을 받아와도 재고만 쌓일 뿐 대금을 치르기 어려울 정도로 손님이 급감했기 때문이다.매출이 줄어들자 인기있는 옷을 많이 들여올 여유가 없어지고 다시 재고가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윤씨는 “장사를 계속할수록 빚만 쌓일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악화로 도내 사업체들의 재정부담이 커지며 은행 문을 두드리는 자영업자들이 급속히 증가,대출액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지난해 4분기 도내 산업별대출금 총액은 9조9869억원으로 전년동기(9조4198억원) 대비 5671억원(6.02%) 증가했다.부동산업 분야 대출금은 9954억원에서 1조1811억원으로 1857억원(18.66%),숙박·음식점업은 8611억원에서 9422억으로 811억원(9.42%),제조업은 2조1706억원에서 2조3366억원으로 1660억원(7.65%),도소매업은 1조3726억원에서 1조4752억으로 1026억(7.47%) 늘어나 대부분의 산업분야에서 도내 사업체들의 재정부담이 커졌다.제조업 하위분야 중에서는 의복(119.74%),기타 운송장비(81.32%),가구(35.54%),코크스·연탄·석유정제품(34.97%),고무·플라스틱제품(22.95%) 등의 대출액 증가율이 높았다.

특히 영세 규모의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박경규 한국외식업중앙회 강원도지회장은 “경기침체와 최저임금 부담으로 식당 운영이 힘들어진 업주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빚을 내며까지 가게 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며 “수익구조가 나빠졌다고 당장 폐업할 수 없으니 대출을 받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기업대출 업무 담당 직원은 “최근 대출을 문의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아 매우 바쁘다”며 “대출 내역이 없다가 신규로 대출받는 경영주들이 늘어나는 등 대출금 액수가 증가했다는 통계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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