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부담에 무인결제기 설치
기계 익숙치 않아 주문 포기도

▲ 패스트푸드점 등 서비스업계에서 무인결제기 사용이 확대되는 가운데 주문 카운터가 직원없이 비어있다.
▲ 패스트푸드점 등 서비스업계에서 무인결제기 사용이 확대되는 가운데 주문 카운터가 직원없이 비어있다.

11일 오전 춘천의 한 패스트푸트점 카운터는 덩그러니 비어있었다.직원들은 조리를 위해 안쪽에서 움직일뿐,직원 대신 무인 결제기가 손님을 맞았다.야간근무를 끝내고 아침 식사를 위해 24시간 패스트푸드점을 찾은 간호사 박모(50)씨와 전모(48)씨는 한참을 기계 앞에서 서성거렸다.화면에서 원하는 메뉴를 찾지 못한 두 사람은 결국 무인 주문을 포기하고 직원에게 주문 받아줄 것을 요청했다.박씨는 “우리 같은 중장년은 기계조작이 낯설 수 밖에 없다”며 겸연쩍게 웃었다.전씨는 “무인화가 서비스 만족도를 넘어 일자리를 빼앗는 것 같아 삭막함을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인 주문결제 시스템은 비대면 방식으로 가게를 운영할 수 있어 인건비 절감을 꾀하는 경영주들이 선호한다.월 대여료 10만∼20만원 수준으로,최저임금 8350원으로 직원을 고용했을 때 12∼24시간치 임금에 해당한다.인건비에 부담을 느낀 업주들이 직원 채용 대신 기계를 들이며 일자리가 줄어드는 한편 기계 사용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의 소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무인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설문 결과도 있다.지난해 11월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몬이 아르바이트생 13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인 결제·운영시스템 확대’ 설문조사에서 56.3%(779명)의 응답자가 ‘무인화가 늘면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자신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되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걱정된다’ 11.7%(162명),‘걱정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는 답변이 47.8%(661명)에 달해 무인 결제 확대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염려하는 이들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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