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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淸算)

심재범 변호사

데스크 2019년 03월 13일 수요일
▲ 심재범 변호사
▲ 심재범 변호사

청산이란 어떤 일이나 부정적인 요소 따위를 깨끗이 정리해 결말을 짓는 것을 의미한다.일본정부와 통모해 한일합병에 적극 협력한 자,한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조약 또는 문서에 조인한 자와 모의한 자,일본정부로부터 작을 수한 자 또는 일본제국의회의 의원이 되었던 자,일본치하 독립운동가나 그 가족을 악의로 살상,박해한 자 또는 이를 지휘한 자,밀정행위로 독립운동을 방해한 자,독립을 방해할 목적으로 단체를 조직했거나 그 단체의 수뇌 간부로 활동하였던 자,군·경찰의 관리로서 악질적인 행위로 민족에게 해를 가한 자,비행기·병기·탄약 등 군수공업을 책임경영한 자,도·부의 자문 또는 결의기관의 의원이 되었던 자로서 일정에 아부해 그 반민족적 죄적이 현저한 자,일본국책을 추진시킬 목적으로 설립된 각 단체본부의 수뇌간부로서 악질적인 지도적 행동을 한 자,종교,사회,문화,경제 기타 각 부문에 있어서 민족적인 정신과 신념을 배반하고 일본침략주의와 그 시책을 수행하는데 협력하기 위해 악질적인 반민족적 언론,저작과 기타 방법으로써 지도한 자,개인으로서 악질적인 행위로 일제에 아부하여 민족에게 해를 가한 자!

반민족행위처벌법 제1조에서 제4조까지 규정된 반민족행위이고,행위자들에게는 징역형은 물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1948년 8월 대한민국 제헌헌법 제101조에 의해 국회에서 반민족행위처벌법 기초특별위원회가 구성되었고,그 해 9월 22일 반민족행위처벌법이 제정되었다.이같은 행위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지만,실제 수십 명만이 집행유예형,실형,공민권 정지만을 받았을 뿐이고,실형을 선고받았던 7인도 다음 해 모두 풀려났다.

반민족행위자들은 친일행위를 처단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좌익으로 매도했고,정권은 이들을 이용할 필요성에 오히려 반민특위의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오히려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잡혀가고,친일경찰 출신 경찰들에게 고문을 당했다.반면 반민족행위자들과 그 후손들이 대한민국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승승장구했고 현재까지도 한마디 반성이 없으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2차세계대전 종전을 즈음해 유럽에서는 나치협력자들에 대한 대대적이 처벌이 있었다.나치부역자들중 수만명이 처형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보아 그 숙청규모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특히 자유프랑스를 이끌었던 드골은 나치협력자들을 국가의 암덩어리로 비유했고 특히 언론인,지식인들에게는 끝까지 책임을 물었다.프랑스가 낳은 천재 작가이자 언론인이었던 브라지야크로도 각계의 탄원에도 불구하고 사형이 집행되었다.나치의 악행에 침묵하거나 동조한 언론사에 대해서도 재판을 했고 기존 수많은 언론사들 중 단 3개의 신문사만이 폐간되지 않았을 뿐이다.이들 신문사는 나치 점령기간 중 정간을 하고 파리를 떠나 민족의 자존심을 지켰기 때문이다.

2019년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갖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독립운동을 한 분들의 일화는 세기를 이어 큰 감동을 준다.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하지 않았다고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독립운동을 하지 않았을 뿐 반민족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말이다.하지만 반민족행위자들은 일신의 안위를 위해 반민족행위를 한 것이고,어떠한 변명으로도 이들에 대한 관용이 있어서는 안 된다.20세기 양심이라 불리는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일제강점기는 물론 정권의 잘못에 부역한 정치인,지식인,언론인들이 아무런 반성도 없이 잘 지내고 있는 상황이니 광주 5·18 민주항쟁을 폄훼하는 인사들이 나오는 것은 아닐까.앞으로 어떤 궤변이 우리의 양심을 고단하게 할지 염려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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