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한직업'[CJ엔터테인먼트 제공]
▲ '극한직업'[CJ엔터테인먼트 제공]
7만명 vs 1천600만명.

영화 ‘극한직업’ 제작사인 어바웃필름 김성환(45) 대표가 3년간 받아든 성적표다.

5년 전 영화사를 차린 그는 첫 작품으로 2016년 여름 ‘올레’를 내놨지만, 총 관객은 7만명이 채 안 됐다.

그 뒤 절치부심 끝에 올해 1월 ‘극한직업’을 선보였고, ‘믿기지 않은’ 흥행 성적을 거뒀다. 17일 기준 총관객 1천623만명, 매출액 1천394억원. 관객 수로는 ‘명량’에 이어 2위지만 매출액은 ‘명량’을 뛰어넘어 역대 국내 개봉 영화 1위다.

얼마 전 인터넷TV(IP TV)로도 출시됐건만, 9주가 넘도록 극장에서 아직 내려오지 않고 있다. 박스오피스 6위를 기록하며 ‘극한 상영’을 이어가는 중이다.

최근 전화로 만난 김 대표는 “이런 흥행은 상상도 못 했다”며 “운이 좋았다”며 말을 아꼈다.

“코미디가 관객 기대감을 충족시켜준 것 같아요. 기획단계서부터 욕심내지 말고 코미디 하나만 제대로 만족감을 줄 수 있게 만들자고 했죠. 주인공의 성장, 이런 거 넣지 말고 끝까지 코미디로 밀어붙여서 기분 좋고 신나는 영화로 가자고 했죠.”

김 대표는 “명절이면 늘 보던 90년대 홍콩영화, 청룽(성룡) 영화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저도 어렸을 때 극장에서 청룽 영화를 보고 나오면 기분이 좋아져서 청룽 흉내를 내곤 했습니다. 최근에는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영화가 없었죠. 세대를 아우르면서 기분 좋게 볼 수 있는 코미디 액션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병헌 감독이 연출한 ‘극한직업’은 문충일 작가가 쓴 시나리오 초고에 어바웃필름과 해그림이 공동 제작사로, CJ ENM이 투자사로 나서 완성한 작품이다.

김 대표는 “‘올레’ 때는 채두병 감독이 원하는 대로 찍을 수 있는 제작 환경이나 예산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했다”면서 “‘극한직업’은 그런 문제를 줄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속편 제작 가능성에 대해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할 수 있지만, 저 혼자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캐릭터는 탐나지만, 전편을 뛰어넘을 만한 아이디어가 없다면 굳이 억지로 만들지는 않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광고대행사에서 사회 첫발을 내디딘 뒤 아이픽처스, 바른손, 디씨지 플러스 등 영화 투자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과속스캔들’ ‘7급 공무원’ 등에 투자했다. 이병헌 감독과는 ‘과속스캔들’로 인연을 맺었다. 이 감독은 ‘과속스캔들’ 각색을 맡았다. 김 대표는 “이 감독이 연출을 맡으면서 믿음이 생겼다”면서 “감독만의 색깔과 대사를 잘 녹여내 시나리오가 훨씬 많이 업그레이드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차기작으로 안재홍·강소라 주연 ‘해치지 않아’(손재곤 감독) 개봉을 앞뒀다. 폐업 직전인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팔려간 동물을 대신해 동물로 근무하는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물이다. 그렇다고 코미디 영화만 제작하는 것은 아니다. 미스터리 스릴러 ‘앵커’ , 액션물 ‘파파라치’ 등도 기획 중이다.

김 대표는 “시나리오를 볼 때 유머, 감동, 긴장 셋 중 하나만 있으면 제작에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서 “관객에게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를 만드는 것, 제작사로서 꾸준히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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