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는 지방분권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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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M&A(인수 합병) 시대를 맞아 도를 포함, 전국 지방대들이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구조조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일본내 5대 메이저 대학으로 대학 운영의 성공적 사례로 꼽히고 있는 홋카이도대 나카무라 무추오 총장이 학술교류협정 체결을 위해 강원대를 방문했다.  나카무라 무추오 총장으로 부터 ‘법인화’를 앞둔 일본 국립대의 구조조정 현황과 전망, 분권시대 지방대의 역할 등을 들어봤다.

국립大 법인화 인사·경영권 독립 무한경쟁 돌입

 △현재 일본에서는 국립대의 ‘법인화’가 추진중인데 현재 진행정도는.
 -“일본 국립대학은 큰 변혁의 시대를 맞고 있다. 국립대학 설치형태를 행정기관에서 법인으로 이행하기 위한 ‘국립대학 법인법’은 이달에 국회 심의를 거쳐 제정되며 내년 4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국립대 법인화의 의미는 종래 국립대가 국가 행정기관의 하나로 주무부서인 문부과학성에 경영을 맡았던 것과 달리 대학 자신이 운영의 책임을 짊어지게 되기 때문에 대학 자주성, 자율성이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국립대 법인화를 통해 전체 700개에 이르는 대학간의 경쟁을 촉발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국립대가 법인화를 통해 사립대화된다는 뜻인가.
 -“그렇진 않다. 대학명칭도 그대로 국립대로 사용되며 국가 재정지원도 지금과 같이 60%의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완전히 달라지는 것은 앞으로 6년마다 정부의 평가를 받고 그에 따른 예산지원 폭이 조정된다는 점이다. 또 사무직에 대한 인사권을 문부과학성이 갖고 있었는데 앞으론 총장이 인사권을 갖게 된다. 결국 이젠 더이상 국립대라고 안주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구성원들이 법인화 결정을 반대하진 않는가.
 -“법인화 결정에 학생들의 반발은 없다. 다만 공무원 신분을 잃는 교직원들의 문제인데 비공무원이 돼도 대우와 권리는 보장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납득하고 있다. 이제 교수들은 법인화가 되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한국은 참여정부 출범이후 지방분권 논의가 사회전반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방대의 역할은.
 -“국가정책으로 지방발전을 위해 지방대와 지역과의 접목을 도와야 한다. 홋카이도대학 캠퍼스에는 이미 지역산업계와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첨단과학기술 공동연구센터가 설치돼 있어 고급두뇌를 활용한 ‘리서치·비즈니스파크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5년 후에는 대학-공적시험연구기관-기업연구시설-공용시설 등이 집적돼 ‘Face to Face’교류를 통해 연구개발(리서치)에서 사업화(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추진, 비전이 있는 지역발전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끝으로 21세기 무한경쟁 시대의 바람직한 총장상은.
 -“연구, 교육분야 뿐만 아니라 경영도 책임져야 한다. 정부예산은 물론 대학기부금 등을 효과적으로 유치하는 CEO형 총장이 돼야한다. 대학구성원들에게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할 수 있는 역할을 하지 못하는 총장은 대학과 함께 사라질 수밖에 없다.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애교심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
 홋카이도대는 지난 1876년 ‘사포로 농업대학’으로 일본내 최초의 학사학위를 수여하는 대학으로 설립, 127년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초대부총장을 역임한 William S.Clark 박사가 취임사에서 학생들에게 말한 ‘Boys be ambitious(청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는 전세계 젊은이들의 삶의 모토가 됐다. 현재 일본 국립대 중 가장 많은 12개 학부와 14개 연구과, 20개 연구소·센터, 1개 단기대학부를 갖고 있다. 
이 호 leeh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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