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타인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자신의 존재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려는 인정욕구가 있다는 것이다.지나치면 문제가 되지만 이런 심리적 경향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이런 욕구가 자기존재를 확인하고 스스로를 연마·발전시켜가는 동인(動人)이 된다.무대에 서는 배우는 관객과 대중의 환호에 따라 울고 웃는다.연예인을 인기를 먹고사는 직업이라고 한다.자신을 향한 환호가 사라지면 쉽게 좌절하고 실의에 빠지는 경우를 가끔 본다.

뭐든 지나치면 탈이 생기는 데,이런 인정욕구도 선을 넘으면 병이 된다.인정욕구가 지나쳐 병적인 상태에 이르면 관심병(關心病)이라는 딱지가 붙는다.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개인 미디어를 통해 이런 욕구를 발산하는 일이 쉬워졌다.표현할 수 있는 통로가 많이 생긴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부메랑이 되는 지경에 이른 것 같다.주목을 끌기 위해 과도한 댓글이나 영상을 올려 물의를 빚는 일이 흔해졌다.이런 데 빠진 사람을 관심병자(關心病子) 혹은 관심종자(關心種子)라고 한다.줄여서 관종(關種)이라 부른다.

엊그제 강원도 동해 출신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렸는데 각광증(脚光症)이라는신조어가 등장했다.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본인이 주목을 끌려는 버릇,습관이 있다며 이런 걸 각광증이라 명명하겠다고 했다.김 후보자가 2015년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게 “군복 입고 쇼”라는 표현을 쓰고,2016년 김종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박근혜가 씹다버린 껌”,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 “감염된 좀비”라고 거친 언사를 과거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린 것을 지적한 것이다.

여당의원들 조차 정제되고 신중한 언행을 주문한 걸 보면 좀 과하긴 했던 것 같다.김 후보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 숙여 사과를 했다.말과 글이 자유로워야 하고 때에 따라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파격(破格)의 언행을 하는 게 학자일 것이다.청문회 석상의 지적은 과거 그의 발언을 통해 통일부장관의 직무수행을 가늠해 보는 것이다.김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그의 언어가 각광증에 의한 것이었는지,학자로서 자유의지의 표현이었는지 스스로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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