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윤선 춘천시장애인근로사업장 총무과 대리
중증 장애에도 사무직 장기근속
17일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 수상
근로 장애인 복지 프로그램 기획


“장애인도 함께 일하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편치 않은 몸으로 열성적으로 일하는 모습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감동을 전하는 사람이 있다.바로 춘천시장애인근로사업장에서 총무과 대리로 근무하고 있는 이윤선(36·사진) 씨다.그녀는 중증의 장애에도 장기근속하며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인식을 개선한 공로로 오는 17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리는 ‘2019 장애인 고용촉진대회’에서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을 받는다.

이윤선 씨는 세 살 때 고열을 앓다가 뇌성마비 판정을 받았다.휠체어를 사용하고 손 사용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으로 어린 시절에는 자유롭게 걷고 뛰는 것이 꿈이었다.평생 장애를 갖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는 공부에 전념해 한림대 사학과에 진학했다.역사학 특성상 답사가 잦아 어려움도 있었지만 ‘장애’ 때문이라는 말이 싫어 답사,학술 동아리,세미나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이후 강단에 서겠다는 목표가 생겨 5학기만에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에 지원했으나 장애 때문에 자료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녀는 앞으로 이런 문제를 맞닥뜨릴 장애인 후배들을 위해 인권위에 진정했고 그 과정에서 장애인 복지와 인권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인권위 심의 기간 동안 춘천시장애인근로사업장에 취직하고 사회복지사 1급에 합격하기도 했다.1년 뒤 박사과정 불합격 취소 결과가 나왔지만 장애인 근로자를 위해 일하기로 결정했다.재택근무로 일하다 6년 후 비장애인과 동일한 8시간 근무하는 사무직으로 전환했다.심한 장애를 갖고 있어 우려가 많았지만 업무와 학업을 병행해 2018년 장애인 재활상담사 국가자격시험을 전국 수석으로 합격하기도 했다.

근로 장애인을 위해 복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 이윤선 씨는 지역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이 씨는 “기존의 일자리에 장애인을 배치하기 보다 장애의 특성을 파악하고 적합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차근차근 업무의 영역을 넓혀서 최고 관리자로서 사업장 운영에 참여하고 직업재활 사업도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또 “자신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확대되길 바란다”며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인식을 개선하고 법과 제도를 바꾸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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