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권 교수의 도시건축기행] 1.공공건축물을 활용한 일본 다케오 시(市)의 지역재생
민영병원·관민일체형 초교 도입
행정주도형 도시재생 성공 모델
주민역량 통한 지역활성화 과제

▲ 20여만권의 서적을 직접 마주했을 때 감동을 느끼게 디자인 한 일본 다케오 시립 공공도서관 내부 모습.
▲ 20여만권의 서적을 직접 마주했을 때 감동을 느끼게 디자인 한 일본 다케오 시립 공공도서관 내부 모습.

도시재생사업단에서는 도시재생의 개념을 산업구조의 변화와 신도시·신시가지 위주의 도시확장으로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있는 기존 도시를,새로운 기능을 도입,창출함으로서 경제적·사회적·물리적으로 부흥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많은 도시는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자녀가 있는 젊은 세대나 도시민을 지방으로 눈길을 돌리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도시재생이 요구되고 있다.도시재생은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속에서도 반드시 물리적재생을 수반하지만,경제적관점에서 땅의 가치만을 높이는 물리적 재개발과는 구분된다.기존의 열악한 환경을 물리적,사회적으로 활용성을 찾아 지역주민들의 삶이 그곳에서 이어지고 향상되도록 낙후된 장소의 활용성을 찾고,이를 통해 그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생활환경의 재생에 그 진정한 목적이 있다.이러한 새로운 기법을 통한 지역재생의 모범사례가 있어 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후쿠오카 공항에서 서쪽으로 자동차로 한시간 반 정도의 거리에 도자기와 온천으로 잘 알려진 인구 5만명 정도의 작은 도시 다케오시(市)가 있다.이 도시는 2010년 기준 일본의 평균 고령화율 23%보다 높은 25.6%일 정도로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구탄력성이 줄면서 물리적 도시재개발의 한계를 도달했다.

새로운 기법의 도시재생이 필요했던 이 도시는 츠타야서점(츠타야는 단순한 서점을 넘어 음식,주거,패션 등 라이프스타일을 기획하고 제안하는 ‘미래서점’으로 불리고 있음)과 손을 잡고 츠타야서점 스타일로 2013년 시립도서관을 리뉴얼한 후 꼭 한번 가보아야 할 이색도서관 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용객이 연간 100만명 넘으며 도서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인기의 비결은 도서관의 기능을 도서관에서 장시간 체류,새로운 정보의 취득 장소,자기 자신을 레벨업시킬 수 있는 장소,타인에게 자랑할 수 있는 장소로 기획하고 제안한 츠타야 서점의 파격적 아이디어와 운영능력,그리고 새로운 기능과 형태를 도입한 도서관 디자인에 있다.

▲ 일본 다케오 도서관 전경.
▲ 일본 다케오 도서관 전경.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스타벅스 커피점을 도서관내로 유치하고 커피와 음료를 먹으면서 20여만권에 이르는 모든 책을 자유로이 열람해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이는 어린이 도서관에도 적용) 도서관 활용시간을 늘리고.많은 사람들을 도서관으로 올 수 있도록 국내의 모든 월간지판매는 물론,판매되는 모든 월간지를 좌석으로 가져가 볼 수 있게 했다.또한 개인정보 노출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책을 찾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지역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각종 어학강좌 및 유명작가들과의 사인회와 같은 양질의 세미나 개최,어린이도서관의 야외공간과 어린이들을 위한 각종 체험공간을 마련했다.기존 오후 6시 폐관하고 1년 70일에 달하던 휴관일수를 민간인에게 위탁하면서 휴관일 없이 매일 오후 9시까지 운영(리뉴얼과 장서 재배치 등은 9시 이후 개관 전 시간까지 함)하면서 외지인이 이용객수의 40%를 차지하게 됐다.이들 외지인으로 인하여 주변음식점의 이용자는 20%,일부 숙박시설의 예약율은 2배까지 오르면서 공공건축물을 이용한 지역재생으로서 지역 활성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다케오 시는 공공 도서관을 이용한 지역재생의 효과를 얻은 후 의사 5명에 불과한 낙후된 시립병원을 민영화해 의사를 20명으로 늘리고 첨단의료기기를 도입했다.그 후 좋은 병원이 있는 소도시로 알려지면서 일본에서 이주하고 싶은 지방도시 5위에 선정됐고,젊은이가 이주하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관민일체형 초등학교를 운영하는 등 교육개혁까지 시도했다.

그러나 새로운 기능과 새로운 가치의 획득은 기존의 기능과 오래된 가치의 상실로 이어져 이러한 충돌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도시재생의 또 다른 과제다.일본에서 대표적인 지역재생의 성공사례로 알려진 다케오 시의 많은 부분이 주로 행정가의 주도로 대부분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짧은 시간 내의 성과는 개발과 방향성이 공공성의 의미와 충돌할 수 있다.

도시재생을 이끌어내는 주체는 이를 누리는 주민이 되어야한다.도시재생의 핵심은 내부 적응력을 높여 새로운 변화의 동력이 도시민으로부터 나오게 해야 한다.주민의 경쟁력을 강화해 내부주민의 힘으로 경쟁력을 높여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을 때 가장 좋은 사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다케오 시의 경우도 행정가와 주민,그리고 전문가가 충분한 소통을 바탕으로,주민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고,다양한 주민들 간에 타협을 통해 지역의 미래를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주민의 역량을 키워 주민 스스로가 지역을 사랑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가장 훌륭한 도시재생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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