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라면 등은 전국에서 답지
임시거주지 필요 물품은 부족
임시거처 수련원 등 교통 불편

“산불에 탄 집도 그렇지만 갑갑한 이재민 생활을 앞으로 얼마나 더 해야할지 한숨이 나옵니다.”

동해안 산불 발생이 열흘을 넘어가면서 이재민들이 반복되는 대피생활에 지쳐가고 있다.전국에서 성금과 구호물품이 쏟아지며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지원책은 여전히 미비한 상황이다.임시거처와 시내를 잇는 교통편이 부족한데다 지원되는 생활비도 전혀 없어 이재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지자체에서는 임시주거지인 컨테이너를 조성 중에 있지만 행정 절차가 남아 있어 입주시기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부 이재민들은 생활권에서 멀어지는 것을 꺼려 고성 천친초교 등 임시대피소에 설치된 임시텐트에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공공기관이나 민간에서 제공한 연수원,수련원등에서는 부족한 교통편 탓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다.

대피소에서 거처를 옮긴 일부 이재민들은 연수원,수련원 등에서의 고립된 생활에 무력감을 호소하고 있다.임시거처로 제공된 공무원연수원에서 머물고 있는 어모(75·용촌리)씨는 “산불로 인해 일자리도 잃어 당장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지원되는 생활비도 없어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임시거처에서 삼시세끼 밥이나 먹는 것이 일과의 전부”라고 하소연했다.이에 정부와 강원도는 임시거처로 활용하고 있는 연수원에 거주하는 이재민의 교통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교통수단 지원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구호물품도 현장의 수요와는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생수,라면 등 일부 생필품은 지나치게 많아 건물 한켠에 쌓여있다.구호물품을 받고있는 지자체 관계자는 “구호품이 잇따르는 것은 감사해야할 상황이지만 이재민들이 소화할 수 있는 물품량은 한정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현재는 이재민들이 임시거처에서 생활할때 필요한 공기청정기,청소기,주방 생필품 등을 중점적으로 받고 있다”고 밝혔다. 남진천·박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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