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특검수사에 영향 끼치려했으나 이행 안 돼 실패”
“특검, 사법방해 의혹 10개 사례 검토”…바 법무 “특검팀 논리에 동의 안해”

▲ Attorney General William Barr speaks about the release of a redacted version of special counsel Robert Mueller‘s report during a news conference, Thursday, April 18, 2019, at the Department of Justice in Washington. (AP Photo/Patrick Semansky)
▲ Attorney General William Barr speaks about the release of a redacted version of special counsel Robert Mueller‘s report during a news conference, Thursday, April 18, 2019, at the Department of Justice in Washington. (AP Photo/Patrick Semansky)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대한 22개월간의 로버트 뮬러 특검팀 수사결과 보고서를 미국 법무부가 1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특검은 보고서에서 핵심 의혹인 사법방해 및 러시아 공모와 관련, 사법방해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했고 형사적으로 처벌할 만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진영이 러시아와 공모한 사실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 19일 0시) 보고서를 의회에 보내고 특검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내용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보고서 전체 내용이 담긴 ‘편집본’을 의회에 제출하기에 앞서 법무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를 방해했다는 사법방해 의혹 증거를 특검이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와 AP통신 등이 전한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 ‘기소 판단’에 이르지 못했다.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과 관련, 대통령의 행위와 의도를 봤을 때 범죄 혐의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면서도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무혐의라고 판단한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448쪽 분량의 보고서는 사법방해 의혹과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및 트럼프 캠프 공모 의혹, 트럼프 대통령 서면조사, 각종 관련자 및 증인들의 진술 등을 정리했다.

특검은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과 사법방해 의혹 조사를 포함한 수사에 대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통령의 여러 행위를 발견했다”며 “대통령은 수사를 통제하려는 일련의 행위들에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사법방해 의혹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의혹을 공개한 뒤 도널드 맥갠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뮬러 특검을 해임할 것을 지시했다고 특검 보고서는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맥갠 고문이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에게 “뮬러는 떠나야 한다”고 말하도록 지시했지만, 맥건 고문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사임했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특검 해임을 지시한 것을 부인하려 했으며 이는 지시가 부적절한 것으로 보일 수 있음을 그가 알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특검은 지적했다.

코미 국장 해임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조사를 받고 있지 않다는 것을 코미가 의회 청문회에서 공개적으로 밝히기를 꺼렸기 때문이라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특검은 기록했다.

다만 코미 해고가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음모를 은폐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증거는 규명되지 않았다고 특검은 말했다.

특검은 사법방해 의혹과 관련, 대통령의 수많은 행위를 조사했으며 여기에는 수사에 대한 공식적 공격과 수사를 통제하려는 비공식적 노력, 증인들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도록 독려하는 활동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특검은 “수사에 영향을 끼치려는 대통령의 노력들은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이는 주로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그의 명령을 이행하거나 그의 요구에 응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공모 의혹과 관련, 특검은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사이에 많은 접촉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조사 결과 캠프 관계자들이 러시아 정부와 선거 개입 활동을 공모하거나 조율한 사실이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특검은 말했다.

조사 방식과 관련,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 대면조사를 요구했지만 약 1년에 걸친 검토 끝에 대통령 측이 이를 거절했고 결국 서면조사로 대체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2쪽 분량의 서면 답변서에서 30여개의 질문에 “기억이 없다”고 하는 등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특검은 서면 답변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소환장 발부를 검토했지만 긴 법정 다툼 가능성 등을 고려해 결국 소환 결정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뮬러 특검팀은 현직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는 법무부의 법률적 판단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특검은 보고서에서 법무부 측이 헌법상 현직 대통령은 기소될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으며 이와 별개로 대통령에 대한 연방정부의 형사고발은 대통령 권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특검은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잠재적으로 판단하는 결과가 되는 접근법을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검은 지난달 22일 수사를 끝내고 보고서를 바 장관에게 제출했고 바 장관은 이를 간추린 4쪽 ‘요약본’을 의회에 공개했다. 그러나 이후 전체본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번에 400여쪽 전체 분량 중 민감하거나 불필요한 내용 등 일부를 뺀 ‘편집본’을 의회에 제출했다.

바 장관은 이날 보고서 공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나와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특검이 전개한 증거만으로는 대통령이 사법방해 혐의를 저질렀다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바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양대 의혹 가운데 사법방해와 관련,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과 연관된 10개 사례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다만 바 장관은 이 부분과 관련, 자신과 로드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사법방해에 관한 뮬러의 일부 ‘법적 이론’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런 점이 자신의 결론 도출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과 관련해선 러시아 측이 대선에 개입하려 했으나 러시아는 트럼프 캠프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바 장관은 말했다.

또 미국인이 러시아 정부와 공모하거나 협조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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