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동쪽 54㎞ ‘역대 최대 규모’
산불피해 이재민 불안감 확산
강릉·동해 학교 수업중단 대피
운동장으로 대피하는 학생들

▲ 19일 오전 11시 16분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서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하자 강릉 경포초 학생들이 교사 인솔에 따라 운동장으로 대피하고 있다.
▲ 19일 오전 11시 16분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서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하자 강릉 경포초 학생들이 교사 인솔에 따라 운동장으로 대피하고 있다.

“대형산불로 잿더미가 됐는데,지진까지 발생하니 놀란 가슴이 진정이 안되네요.”

산불 발생 2주 만에 이번에는 땅과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는 지진에 강릉·동해 산불피해지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19일 오전 11시 16분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했다.지진 규모는 4.3으로 기록됐다.강원도 동해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진 진앙지는 지난 4∼5일 밤 대형산불로 많은 이재민이 발생한 강릉 옥계 및 동해 망상 앞바다여서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옥계지역은 산불로 62세대 12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동해시 망상 일원도 11가구 26명이 보금자리를 잃었다.동해시가 자랑하던 망상 오토캠핑리조트는 전쟁터 처럼 폐허가 됐고 울창하던 산림도 모두 불타 검은색 일색이다.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운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는 강릉시 옥계면 도직리 김영석(57) 이장은 “마을회관에서 기거하던 이재민들과 노인분들이 땅과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는걸 느끼고 다들 놀라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이재민들은 “산불로 몸만 빠져나와 아직 거처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는데 난데없는 지진까지 경험하니 설상가상이라는 생각밖에 안든다”고 입을 모았다.옥계면 남양3리 심의선(63) 이장은 “농촌지역에 고층 건물이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대형산불 이후라서 주민들이 작은 일에도 더 놀란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은 동해안에서 210㎞ 가량 떨어진 춘천에서도 감지될 정도로 강력했다.도내 전역을 뒤흔든 지진 불안감을 반영이라도 하듯 지진 발생 직후 강원도 소방본부와 기상청,시·군청 재난부서에는 이날 수백건의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강릉·동해지역의 각급 학교에서는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운동장 등지로 긴급 대피시켰다.

한편 이번 지진은 도내에서 발생한 것으로는 역대 3번째 규모이고 도내 동해바다 지진으로는 최대 규모다.도내 발생 지진 중 가장 강력한 지진은 지난 2007년 1월 20일 평창 도암면(현 대관령면)과 진부면 사이에서 발생한 ‘오대산 지진’으로,진도 4.8의 위력이 기록됐다.기상청 지진화산센터 우남철 지진전문분석관은 “과거에도 동해 비슷한 해역에서 여러건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보아 그곳에 단층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본진 규모가 컸기 떄문에 언제든지 여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최동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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