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애호가 베토벤 ‘원두 60알’의 비밀
같은 맛 커피 위해 원두 정량 사용
삼투압 방식 ‘퍼콜레이터’로 추출
훗날 숫자 60 ‘베토벤 넘버’로 불려

▲ 60알의 원두.
▲ 60알의 원두.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서 다섯 번째 독일의 커피이야기다.커피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음악가가 있다.바로 천재 음악가 베토벤이다.커피가 없다면 그 어떤 것도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했을 정도로 커피를 좋아하고 즐긴 사람이다.그는 아침식사를 하면서 커피를 마셨고,한 번도 빠뜨린 적이 없을 만큼 커피는 그의 생활 중심에 있었다.그에게 커피는 커피 이상의 가치를 주었을 것이다.

커피와 관련한 베토벤 매직넘버가 있다.그는 한 잔의 커피를 추출할 땐 60알의 원두를 정확히 세었다고 한다.그만큼 신중을 기했고,특히 보는 사람이 있을 경우 더욱 그러했다는 것이다.아마 60알의 원두는 그에게 60가지의 음악적 영감을 주었을지도 모른다.아니 그런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아이디어를 얻었을 것이다.훗날 호사가들은 60이라는 숫자를 베토벤 넘버라 부르고 있다.그도 그럴 것이 에스프레소(Espresso) 한 잔의 양은 약 7g 정도이고,이 60알의 원두는 7~8g 정도가 된다.

그가 주로 사용한 기구는 에스프레소 머신이 아니라 삼투압 방식으로 추출되는 퍼콜레이터(Percolator)다.일반 추출기구인 경우 커피의 양을 조금 더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훌륭한 바리스타였음에 틀림없다.실제 60알의 원두는 8g 정도다.우연일지는 모르겠지만 18세기와 21세기의 세기를 뛰어넘는 기막힌 일치가 아닌가 싶다.아마 처음부터 60알은 아니었을 것이다.40알,50알 등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치고 얻어낸 자신의 입맛에 맞는 맛을 찾았을 것으로 보인다.이제 커피도 자신에게 맞는 자신만을 위한 맞춤형 커피를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커피 못지않게 베토벤의 마음 중심에 있었던 평생을 사랑한 여인,전 재산을 물려주려한 여인이 있었다.베토벤만이 알고 있겠지만 유일하게 여성을 위해 작곡한 곡 ‘엘리제를 위하여(Fur Elise)’의 엘리제로 추측이 되는 테레제(Therese)일지,영화 ‘불멸의 여인(Immoral Beloved)’에 등장하는 여인들 중 한명일지 궁금증이 인다.엘리제로 알려져 있는 여인은 누구일까?

그의 나이 40세 무렵,어느 날 피아노를 배우러 온 귀족출신의 테레제에게 첫 눈에 반하게 된다.그녀는 17세 정도로 사교계에서 잘 알려진 여인이다.결국 청혼을 하지만 결과는 평민과 귀족,대략 23세의 나이 차이,난청과 질병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허망하게 끝나고 만다.그게 원인이 되었을까.그는 평생을 미혼으로 살다가 외롭게 세상을 떠난다.이 과정에서 커피는 그에게 커다란 위안이 되었을 것이다.오늘은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음악을 감상하면서,또는 ‘불멸의 여인’ 영화를 감상하면서 ‘매직넘버 60’을 활용해 퍼콜레이터로 추출한 커피 한잔하시길….

▲ 퍼콜레이터
퍼콜레이터┃퍼콜레이터는 스토브 탑(Stove-top) 형태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화된 기구는 아니다.추출방식은 비교적 간단하지만,바람직한 커피 맛을 기대할 수는 없다.우선 원두를 좀 굵게 갈아 필터에 넣고,포트에 물을 부은 다음 필터를 넣고 끊이면 된다.필터 위의 커피가루는 관을 통해 올라온 뜨거운 물이 적셔주고,이 물이 반복 순환하면서 점점 진한 커피가 추출된다.

밴드주소: https://band.us/@coffeestorya 
김명섭 한림성심대 교수 

△(사)한국커피협회 부회장 겸 바리스타사관학교 교장  
△한국대학영어교육학회 회장  
△한국중앙영어영문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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