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속철·강릉~제진 철도·춘천~철원 고속도 총력을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일사천리로 진행돼 온 남북관계가 당분간 소강국면이 불가피해 보입니다.지난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 모습은 남북관계,나아가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프로세스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무엇보다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당사자 북한이 불참한 가운데 행사가 치러졌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물론 오랜 단절의 공백을 일시에 메우기 어렵고 더 많은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할 것입니다.문 대통령이 기념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길이기에 함께 가야하는 길이기에 때로는 천천히 오는 분들을 기다려야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문 대통령은 또 “때로는 만나게 되는 난관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한 데서도 속도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드러납니다.

주변상황을 돌아봐도 그렇습니다.기대가 컸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이 났고,지난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도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지 못했습니다.북한도 지난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의미 있는 동인(動因)이 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그러나 이런 과정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런 과도기적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합니다.이 소강국면을 잘 활용하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지난 1년의 성과를 냉철하게 점검하고 그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던 남측의 통일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이런 점에서 지난 26일 강원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춘천~속초고속철도 전략 환경영향평가의 조속한 추진을 약속한 것은 의미가 큽니다.

30년 묵은 정치권의 약속을 또 다시 불신하게 하면 안 됩니다.이 노선은 동해선 철도와 연결돼 통일·북방시대의 기간교통망이 될 것입니다.DMZ관통 철도를 연결해 놓고도 강릉~제진 구간 복원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춘천에서 끝난 중앙고속도로를 철원까지 연장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지금이 3대 통일인프라에 집중할 때 입니다.남북관계가 주춤할 때 내실을 다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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