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매거진 OFF] 원주한지문화제
오늘 1167개 한지등 점등 축제 개막
6일까지 전통한지만들기 체험 가능
천연염색·수천개 어린이 작품 전시

신라시대,결이 곱고 흰 빛이 아름다워 ‘백추지’라 불린 한지(韓紙).

일명 ‘비단 종이’로 통하며 온갖 중요서신은 물론 화려한 공예품에 사용돼 온 한지는 이후 서민들의 일상에 깊이 파고들며 고유의 힘과 멋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천 년 역사의 한지를 재조명하는 가치있는 작업들이 시작됐고 그 옛날 닥나무 주산지이던 원주는 한지를 이용한 마을 축제를 시작했다.그리고 2019년,한지의 고장 원주가 방방곡곡에 천 년 빛깔 한지의 멋을 다시금 선보인다.


세월을 거듭할수록 빛이 나고 깊이를 더하는 민족의 종이,한지.곱고도 질긴 한지는 오랜 세월 집집마다 비바람과 뜨거운 햇살을 막는 데 탁월했고 여러 장 겹치고 이어 붙여 만든 한지 옷은 더위와 추위를 이기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원단이었다.한지로 된 항아리 덮개는 눈,비에 강해 집집마다 빠진 곳이 없었고 한지로 만든 공예품은 비단같이 화려하고 빛바램도 없어 그 옛날 최고의 선물로 여겨졌다.

지난 2005년 3월.

한지는 프랑스 파리의 한 패션쇼에서 영롱한 빛깔과 고운 결을 뽐내며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한지를 누덕누덕 이어 붙여 만든 모델들의 의상이 옷 그 이상의 예술로 승화돼 대중 앞에 다가서기 시작한 것.이후 원주는 모두가 머리를 맞대 축제를 기획하고 한지의 멋과 품격을 시민과 나누기 시작했다.그러기를 꼬박 21년.영롱한 빛깔과 비단같이 고운 결을 뽐내는 민족의 종이 ‘한지’가 올해도 축제를 통해 대중 속에 한걸음 더 다가선다.


‘제21회 원주한지문화제’가 2일 오후7시 원주한지테마파크 공연장에서 한지등 1167개 점등식으로 막을 올린다.올해 축제는 어렵고 딱딱한 무대는 줄이고 넓은 마당 한 가득 한지를 펼쳐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한지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한지부채 천연염색,꾸밈한지 만들기 등 체험을 대폭 늘리고 닥나무를 찌고 삶아 종이를 만들던 그 옛날 전통방식도 시연을 통해 재현한다.축제장 마당에는 어린이들이 만든 수 천개의 한지작품을 내걸어 오색빛깔 한지의 멋을 알리고,전시대에 오르는 작품들은 한지 고유의 빛과 결을 최대한 살려 고려시대 당대 최고 닥종이의 품격과 명성을 그대로 재현한다.축제장에서 만나게 되는 닥나무 숲과 종이의 길.이때부터는 그저 조용히 길을 걸으며 한지의 숨결을 느껴보자.여유가 된다면 두 팔을 걷고 한지물에 손을 담가 단단한 닥나무가 종이로 변화하는 과정을 체험해보는 것도 좋다.한지 고유의 단아함과 은은한 멋을 들고 시민들을 만나는 ‘제21회 원주한지문화제’.

올 봄.한지테마파크 푸른 정원에서 천년 역사 살아 숨쉬는 한지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축제는 2일부터 6일까지 한지테마파크 일대에서 이어진다. 남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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