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해체,우리는 행복한가] 2.단절사회의 슬픈 자화상, 고독사
도내 노인 8500여명 복지시설 생활
가족 단절 정신적·심리적 보호 전무


2.단절사회의 슬픈 자화상, 고독사

춘천 교외에 위치한 한 요양시설은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몇년전만해도 어버이날을 앞두고 보호노인 가족들이 대부분 방문하고 잔칫상에 오를 음식도 기부했는데 몇년새 방문하는 가족이나 음식 기부가 급속히 줄었기 때문이다.고민 끝에 이 요양시설은 후원기관에서 보내온 과일 등으로 조촐한 이벤트를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해 봄 원주의 한 주택에서 가족과 헤어져 혼자 살던 60대 독거노인이 사망한 지 수주 후에 이웃주민에게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대한민국이 초고령시대에 접어들면서 가족이 해체되면서 노인들이 가장 먼저 단절되고 사회의 무관심 속에 생을 마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는 자녀들로부터 외면받은 노인들은 시설에서 보호를 받고 있지만 가족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신적,심리적 보호는 전무해 고독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강원도내 노인복지 생활시설은 340곳으로 8525명의 노인들이 생활하고 있다.

노인케어가 가정에서 시설로 옮겨가며 사회적 단절을 느끼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만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봤다고 응답한 비율이 2011년 11.2%,2014년 12.5%,2017년 13.2%로 증가추세다.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는 부부·자녀와의 단절(18.6%),외로움(12.4%)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고독사로 볼 수 있는 ‘무연고 사망’도 늘고 있다.강원도에 따르면 도내 무연고 사망자는 2015년 52명에서 2016년 67명,지난해 128명으로 최근 급격히 늘고 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족과의 소통이 있어야 노인의 삶에 존엄성이 유지될 수 있다”며 “가족과의 관계가 단절된 노인들을 위해 지역사회에서 커뮤니티를 통해 노인케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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