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학력 미스매치 심화
전체구인 대비 정규직 하락폭 커
양질 일자리 부족·워라밸 영향
“시장, 교육수요 증가 흡수 못해”

양질의 일자리 부족에 워라밸 트렌드가 더해지자 하향취업을 선택하는 고학력 청년들이 늘어나며 일자리-학력 미스매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서울의 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모(28)씨는 목표하던 금융기관 공채에 번번이 떨어지자 고향인 강릉의 식당에서 1년간 일했다.전공을 살린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았으나 쉽지 않았다.다수의 기업에서 고졸 경리직원을 원하며 채용을 거절했다.당장의 생활비가 필요했던 이씨는 결국 일식당 매니저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이씨는 “다시 공채 준비에 나섰지만,희망 진로와 다른 분야의 일을 한 기간이 재취업에 걸림돌이 될까 걱정이다”고 밝혔다.

수도권 대학을 졸업한 김모(27)씨는 원주에서 9급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김씨는 “지역엔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보니 학력 제한이 없음에도 다수의 고학력자들이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고 말했다.원주에서 간호학과를 졸업한 최모(28)씨는 대학병원 간호사로 일하다 지난해 동네 의원으로 자리를 옮겼다.3교대 근무에 지친 최씨는 의원급에는 간호조무사들이 주로 근무하지만 워라밸을 위해 연봉을 낮춰 하향취업을 택했다.

13일 한국고용정보원 구인구직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기준 도내 신규 구인인원 중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정규직)은 2964명으로 전년동월(3287명) 대비 323명(9.8%) 줄었다.전체 신규 구인인원이 같은 기간 6997명에서 6730명으로 267명(3.8%) 소폭 감소한 것에 비해 정규직 일자리의 하락폭이 6.0%p 더 컸다.

또 강원지역 전문대졸 이상 학력소지자에 대한 구인수요 비중은 5.2%로,전국평균 7.1%에 비해 1.9%p가 낮다.직종별로도 구인수요는 경비.청소 관련직(32.2%)에 집중된 반면 구직수요는 주로 경영.회계.사무 관련직(23.1%)으로 직종별 구인 및 구직수요가 불일치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하향취업자는 적정취업자보다 이직,임금 등에서 낮은 성과를 보인다”며 “대학교육 수요는 증가했으나 지역의 노동시장이 이를 흡수하지 못하며 하향취업 등 청년고용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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