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한계가정’의 집단 참변, 사회 안전망 재점검해야

최근 가족단위의 극단적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지난 5일 경기 시흥에서 30대 부부가 두 자녀와 함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엄청난 충격을 던져줬습니다.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꿔야할 젊디젊은 부부와 어린아이들의 죽음이 안타까움을 넘어 사회적 절망을 안겼습니다.이들 부부는 공장과 콜센터에 다니면서 생계를 꾸려왔으나 최근 실직하면서 5000만 원의 빚을 안게 됐고,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한때의 곤경이 한 가정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았던 것입니다.

산다는 것은 따지고 보면 수없는 좌절과 실패를 겪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과정일 것입니다.한때의 실패 때문에 극단적 선택의 이유가 돼선 안 될 것입니다.가정을 꾸려 새로운 삶을 출발하는 단계인 30대의 나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이 사건은 한 가정의 개별적 불행만으로 보아 넘길 수 없습니다.사회적 배경에 대한 적신호이자 경고음이었던 것입니다.우리나라 전쟁의 참화를 딛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지만 이에 걸맞은 사회안전망을 갖췄는지를 돌아보게 한 것입니다.

재기의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지난 20일 보름 만에 우려했던 일이 또 일어났습니다.경기 의정부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 가운데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보름여 전의 사건과 유사합니다.가족 중 15살의 아들을 제외한 아버지(50)와 어머니(46),딸(17)이 모두 흉기에 찔린 채 사망한 것입니다.정확한 사인은 경찰조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비관한 가장이 모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가장 A씨는 경기 포천에서 목공예점을 운영해왔으나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결국 사업이 실패하고 억대 부채를 떠안게 된 것이 비극의 단초가 된 것으로 알려집니다.이 가족은 평소 화목하게 지냈고 사고 전날 빚 문제를 고민하다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고도 합니다.국민소득 3만 불 시대가 됐지만 복지와 안전 사각지대가 많다는 것입니다.재기 기회가 없는 사회는 위험천만한 사회입니다.포용국가가 구호로 끝나선 안 됩니다.이런 일시적 ‘한계가정’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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