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디를 잡아내고 홀을 빠져 나가는 케빈 나.
▲ 버디를 잡아내고 홀을 빠져 나가는 케빈 나.

재미교포 케빈 나(36·한국이름 나상욱)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3승 고지에 올랐다.

케빈 나는 2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콜로니얼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67타로 우승했다.

지난해 7월 밀리터리 트리뷰트 제패 이후 10개월 만이다.

2010년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두기까지 8년이 걸렸고 두 번째 우승까지는 7년이 걸렸던 케빈 나는 3승 고지에 오르는 데는 1년이 채 걸리지 않은 셈이다.

우승 상금 131만4천달러를 받은 케빈 나는 PGA투어 통산 상금 3천만 달러를 돌파했다.

PGA투어 통산 상금 3천만 달러 고지는 34명밖에 밟아보지 못했다. 한국인 또는 한국계 선수로는 최경주(49)에 이어 두번째다.

케빈 나는 8살 때인 1991년 미국에 이민, 중고교 시절 미국 아마추어 무대를 석권했던 골프 수재였다.

2004년 퀄리파잉스쿨에 최연소로 합격해 PGA투어에 발을 디딘 케빈 나는 15년 동안 화려한 플레이는 아니지만, 뚜벅뚜벅 소걸음으로 PGA투어를 정복했다.

한번도 투어 카드를 잃어버린 적이 없고 가을 잔치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적도 단 한 번뿐이었다.

이번 우승으로 케빈 나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으며 내년 마스터스 등 특급 대회 출전권도 손에 넣었다.

2타차 선두에 최종 라운드에 나선 케빈 나는 2번홀(파4)에서 1m 버디를 잡아내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4번홀(파3)에서 먼 거리 퍼트를 성공한 케빈 나는 10번홀까지 버디 2개에 보기 2개로 제자리 걸음을 했지만 2타차 선두를 유지했다.

14번홀(파4)에서 3m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케빈 나는 2타차로 따라오던 토니 피나우(미국)가 16번홀(파3)에서 1타를 잃으며 4타차까지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케빈 나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3m 버디로 우승을 자축했다.

18번홀 그린에서 아내와 딸을 얼싸 안은 케빈 나는 만삭의 아내 배를 쓰다듬으며 한국 말로 “어우~ 우리 아기”라고 소리쳐 웃음을 자아냈다.

승부가 기운 뒤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피나우는 2타를 줄여 4타차 준우승(9언더파 271타)을 차지했다.

조던 스피스(미국)는 2오버파 72타로 부진, 공동8위(5언더파 275타)로 내려앉았다.

이경훈(28)은 공동64위(6오버파 286타), 안병훈(28)은 68위(7오버파 287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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