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소국 지부티가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 각축장이 되고 있다고 CNN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부티는 인구 88만4천명의 소국이지만, 아프리카와 중동을 잇는 요충지이자 세계 최대 원유 수출로 가운데 하나인 수에즈 운하의 관문으로 전략적 가치가 큰 나라다.

이런 지부티에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지난 2017년 해외 해군기지를 건설해 미국을 긴장시켰다.

중국의 해군기지는 지부티의 핵심 항구인 도랄레항 바로 옆에 있으며 지부티의 미군기지인 캠프 레모니에로부터 차로 15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CNN은 전했다.

미군 4천명이 주둔한 캠프 레모니에는 아프리카와 그 외 지역에서 미국이 정보 및 대테러 작전을 수행할 때 집결지로 활용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미 아프리카사령부(AFRICOM)의 관계자는 지부티 내 중국 해군기지의 존재는 미국의 장기 전략에 있어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CNN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중국과의) 역내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에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지부티가 핵심 항구인 도랄레항의 운영권을 중국에 넘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도랄레항을 통해 물자를 공급받는 캠프 레모니에의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아프리카사령부의 토마스 월드하우저 사령관은 최근 미 상원 브리핑에서 “지부티와 소말리아, 동아프리카 물류 지원의 대략 98%가 이 항구(도랄레항)를 통해 온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며 도랄레항에 대한 접근권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도랄레항 접근권을 잃을 수도 있다는 미국의 우려는 중국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한 스리랑카가 2017년 핵심 항구의 운영권을 99년간 중국에 넘긴 사례로부터 비롯됐다.

미국은 중국의 대규모 원조로 아프라카 국가들이 ‘채무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아프리카 투자에는 아무런 정치적 조건이 없으며, 중국은 소위 ‘채무함정 외교’를 하지 않고 있다며 거듭 부인해왔다.

지부티의 관리들은 확실한 대출금 상환계획을 갖고 있으며 항구 운영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CNN은 전했다.

지부티 항구·자유구역청(DPFZA)의 아부바케르 오마르 하디 회장은 “자금은 주로 중국에서 오지만, 우리는 투자금과 자산을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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