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이사람] 춘천 대표밴드 모던다락방
데뷔 6주년 정병걸·김윤철씨
지난달 ‘춘천으로’ 앨범 발표
도내서 독립서점·농장 운영
“춘천 기반으로 계속 활동하며
지역민과 함께 소통하고파”

▲ 어쿠스틱 듀오 ‘모던다락방’
▲ 어쿠스틱 듀오 ‘모던다락방’

춘천에 대한 사랑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청년들이 있다.춘천 대표 밴드라는 수식어로 불리는 ‘모던다락방’은 2013년 데뷔해 오는 26일이면 데뷔 6주년을 맞는다.도내에서 벌어지는 축제나 행사장에서 공연을 펼친 것도 이미 300여회에 달한다.춘천에서 나고 자란 두 사람은 최근 춘천에 대한 애정을 담은 노래를 발표하기도 했다.

▲ 어쿠스틱 듀오 모던다락방이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 어쿠스틱 듀오 모던다락방이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올해로 서른다섯인 정병걸과 서른살인 김윤철은 오랜시간 음악활동을 해오면서 춘천을 주제로 한 음악들을 만들고자 하는 염원들이 있었다.그 결실은 올해 빛을 본다.올해 초 정병걸은 스치는 춘천의 바람에 단숨에 춘천을 주제로 한 곡을 써내려갔다.김윤철에게 가이드를 들려주고 의암호가 보이는 KT&G상상마당 춘천에서 곡을 완성했다.지난 5월 발표된 싱글앨범 ‘춘천으로’는 규정지을 수 없는 춘천의 매력을 한 곡에 담았다.

두 사람은 곡을 완성하고 소설가 이외수를 만나기도 했다.이외수는 노래를 듣고 “두 사람의 음성에는 안개가 감미롭게 녹아있어 노래를 흡입하면 꿀물이 분무된 안개를 흡입하는 감미로움에 빠져든다”며 “화음은 모든 세포를 혼곤하게 적시고 모든 혈관을 청량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 어쿠스틱 듀오 ‘모던다락방’ 공연모습.
▲ 어쿠스틱 듀오 ‘모던다락방’ 공연모습.

이번 곡은 중독성 있는 후크와 솔직한 가사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다른 지역 사람들은 춘천에 대한 이미지가 담긴 곡이라고 평가하고 춘천에 사는 사람들은 평소 본인이 생각하는 춘천과 딱 맞다며 공감하고 있다.두 사람이 춘천에서 계속해서 생활하는 이유도 이 곡과 닮았다.김윤철은 “춘천이 고향인 사람들은 서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지만 왜 춘천이 좋냐고 이야기하면 딱히 장점을 말하기 어렵다”며 “곡 가사처럼 가끔 하늘을 볼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점이 춘천의 매력이다”고 말했다.이어 정병걸은 “서울에 가면 발걸음이 빨라지는 것이 힘들고 사람에 휩쓸려 다니는 기분이었다”며 “춘천은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도시로 가만히 걷다 보면 아는 사람들을 쉽게 마주치는 정감있는 도시”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만남은 10여년 전으로 되돌아간다.춘천의 한 교회의 찬양팀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당시 정병걸은 베이스를 치고 김윤철은 드럼을 맡았다.당시에는 서로 음악을 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았지만 친밀한 관계는 아니었다.이후 김윤철은 군에 입대하고 자작곡을 만들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올렸고 사람들의 반응이 괜찮았다.정병걸도 우연히 노래를 듣고 같이 앨범을 내자고 의견을 모았다.

20대 청춘에 만난 두 사람은 지난해 모두 가정을 꾸려 완벽하게 강원도에 터를 잡았다.정병걸은 책방을 여는 것이 꿈인 전직 도서관 사서인 아내를 만났다.춘천에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은 꿈이 있던 정병걸은 2016년 요선동에 서로의 바람이 담긴 작은 독립서점 ‘책방마실’을 오픈했다.10여평 남짓의 공간으로 시작했으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지난해 효자동에 확장이전했다.30여평으로 규모를 키우면서 내외부에서 공연이 가능한 공간과 전시공간을 마련했다.정병걸은 “앞으로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다양한 공연을 마련해 지역 문화인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윤철은 농사하는 가수가 됐다.화천에서 ‘너래안’ 농장을 운영하는 아내를 만나 스케줄 틈틈이 농사를 짓고 있다.오전에는 일바지에 팔토시와 모자를 장착한 프로 농사꾼의 모습으로 일을 하다가 오후에 춘천으로 공연 스케줄을 나올 때는 무대의상으로 차려입어 같은 사람이라고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가수가 농사를 짓는 모습도 이색적이지만 젊은 부부가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모습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최근에는 애플수박,미니수박이 출하를 앞둔데다 2세의 출산이 임박해 농사를 도맡고 있다.아내가 아이를 출산하면 당분간 화천에 터를 잡고 육아와 농사에 전념할 예정이다.김윤철은 “인생에 ‘농사’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춘천에서 닭갈비보다 유명해질 거예요.” 두 사람은 춘천에서 가수생활을 하면서 이루고 싶은 작은 꿈들이 있었다.처음 꿈은 KBS춘천방송총국에서 제작하는 지상파 방송 ‘올댓뮤직’에 출연하는 것이었고 이후에는 페스티벌에 나가는 것이었다.2014년과 2015년 이러한 꿈들을 이루고 올해는 오랜 꿈 중에 하나였던 ‘춘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지난 5월 발표한 ‘춘천으로’에 이어 올해 중 춘천을 주제로 한 노래를 3곡 더 발표할 예정이다.7월 말 쯤에는 휴식을 소재로 한 ‘조용히 눈을 감고’를 발표한다.이어 9월과 11월에 발표할 곡도 후반작업만을 남겨두고 있다.9월 발표곡은 결혼을,11월 노래는 동네책방을 주제로 만들어졌다.

정병걸은 “과거에는 무조건 유명해지길 바랐지만 이제는 우리만의 색깔을 담은 음악들을 꾸준히 들려드리는 것이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김윤철 역시 “춘천을 기반으로 계속 활동하며 지역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싶다”고 밝혔다.두 사람은 또 “인지도가 높아져 별다른 미사여구 없이 ‘모던다락방’을 알아주시고 기억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승미 singm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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