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유통 중인 화폐에 있는 인물은 이순신(100원),이황(1000원),이이(5000원),세종대왕(1만원),신사임당(5만원)등 5명이다.이들 중 강원도와 인연 있는 사람은 모자(母子)관계인 이이와 신사임당,어머니가 춘천 박 씨인 이황 등 3명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화폐 인물로 선정되려면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역사적 검증을 거치고 정치·종교적 이유 등으로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국민 여론 수렴은 필수다.

23일은 5만원 권 화폐가 발행 10년이 되는 날이다.5만원 권은 1973년 1만원 권이 발행된 지 36년만으로 표지인물이 여성인 신사임당으로 선정돼 화제가 됐다.그 당시 5만원 권 화폐 인물은 10만원 권 화폐 발행을 염두에 두고 여성으로 낙점했는데,10만원 권 화폐가 무기한 보류되면서 신사임당이 국내 최고액 화폐 인물이 됐다.현재 5만원 권은 우리나라 지폐의 84%를 차지하고 있어 신사임당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

5만원 권 화폐는 발행 전부터 부유층의 금고나 장롱에 쌓여 비자금이나 뇌물로 전용될 것이라는 뒷말이 많았다.이 같은 우려는 현실이 됐다.지난달까지 5만원 권 화폐의 누적 발행액은 196조7023억 원이다.이중 50%인 98조3798억 원이 환수됐다.100조 원이 지하경제로 갔을 것으로 추정된다.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는 싱크대 비닐봉지와 마늘밭 사건,음료수 상자 뇌물사건 등을 비롯해 고액 탈세자들이 고액을 숨길 때 사용한다.

그러나 5만원 권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각종 카드와 페이 확산,스마트폰을 통한 결재 증가 등으로 현금 무용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우리나라 현금 결제율은 20%로 경조사 비용도 카드로 대체되고 있어 현금이 필요 없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이는 지갑에서 알 수 있다.예전엔 지갑에 현찰이 많았지만 지금은 지갑조차 없는 사람이 늘고 있다.그래도 현찰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황금색 신사임당의 5만원 권 화폐가 있으면 왠지 든든하다고 한다.돈 맛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권재혁 논설위원 kwonjh@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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