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이사람] 강원FC 골키퍼 이광연
U-20월드컵 ‘눈부신 선방쇼’
2년간 새벽훈련 지속 체력키워
작은 키 빠른 반응속도로 극복
“팀내 활약하고 싶은 마음 간절
강원FC 알리도록 열심히 훈련”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한 정정용 감독과 21명의 선수는 36년만에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를 이뤘다.특히 이광연이 눈부신 선방으로 실점 위기에서 벗어나자 팬들은 ‘빛광연’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이광연은 골키퍼치고 키(184㎝)가 작다는 단점을 빠른 반응 속도로 극복한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귀국 후 전국에서 밀려오는 인터뷰와 방송 출연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강원FC 골키퍼 이광연을 만났다.

▲ 이광연(20·강원FC)이 지난 20일 강릉 오렌지하우스(클럽하우스) 운동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 이광연(20·강원FC)이 지난 20일 강릉 오렌지하우스(클럽하우스) 운동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키 작은 골키퍼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23일간 어린 태극전사를 응원했던 국민들은 열광했다.새벽시간에도 국민들은 밤잠 설쳐가며 경기를 끝까지 지켜봤다.처음에는 반신반의 했다.대표팀은 지난달 25일 U-20월드컵 첫 예선경기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0대1로 패하며 다시 한번 세계 축구의 벽을 실감했다.하지만 대표팀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이광연(20·강원FC)의 수차례 결정적인 선방으로 1대 0 승리를 거뒀다.

이번 U-20 월드컵 최고 명승부는 8강 세네갈과의 경기를 빼놓을 수 없다.경기 중 페널티킥을 막은 이광연은 키커보다 먼저 움직였다는 이유로 무효가 됐다.세네갈 키커가 다시 시도한 슈팅도 방향이 읽혔지만 손에 스쳐 골로 연결됐다.연장까지 이어진 120분 혈투 끝에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1,2번 키커가 실패하며 패색이 짙어졌지만 이광연은 오히려 웃으며 키커들을 위로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세네갈 키커들은 이광연의 심리전에 흔들린 듯 4명 중 3명이 실축했다.2명의 슈팅은 하늘로 향했고 1개는 이광연이 막았다.

▲ 이광연(20·강원FC)이 지난 20일 강릉 오렌지하우스(클럽하우스) 운동장에서 훈련하며 활짝 웃어보이고 있다.
▲ 이광연(20·강원FC)이 지난 20일 강릉 오렌지하우스(클럽하우스) 운동장에서 훈련하며 활짝 웃어보이고 있다.


이광연은 “우리 선수가 못 넣고도 (내가)계속 웃으니 상대 팀 키커들의 멘탈이 흔들린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광연의 롤모델은 일본 가시마 앤틀러스에서 활약하는 권순태다.권순태는 키가 185㎝로 키퍼치고는 작지만 순발력으로 K리그를 제패했고 J리그에서도 인정받는 키퍼다.이광연은 “(권순태 선수와) 제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느낀다”며 “예전부터 권 선배의 경기 영상을 보면서 키퍼의 꿈을 키웠다”고 밝혔다.

이광연은 고교 1학년 때부터 하루도 빼지 않고 새벽 훈련을 해왔다.이광연은 2년간 매일같이 새벽 훈련을 하며 체력을 키웠다. 그 결과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안았다.하지만 우여곡절도 많았다.이광연은 지난해 인천대에 입학했지만 올림픽 대표 출신 안찬기의 그늘에 가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강원FC는 벤치를 지키는 이광연에게 먼저 손을 건넸다.강원은 2018 시즌을 앞두고 골키퍼 육성을 계획했고 전력강화부를 중심으로 유망한 골키퍼를 찾아 나섰다.그때 강원의 스카우터 레이더망에 들어온 선수가 이광연이다.

강원 코치진은 이광연을 일주일 동안 팀 훈련에 합류시킨 뒤 R리그에 다시 내보냈고 치열한 논쟁 속에 이광연에게 합격점을 줬다.강원FC에는 베테랑 김호준과 함석민이 버티고 있어 이광연은 아직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광연은 “솔직히 출전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골키퍼 선배님들이 워낙 잘하고 계신다”며 “열심히 훈련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오지 않겠냐”며 미소를 보였다.

이광연은 폴란드에서 귀국후 서울에 머물며 20여곳이 넘는 방송,신문사의 인터뷰와 종편프로그램 ‘뭉쳐야찬다’,‘한끼줍쇼’ 등 예능에도 출연할 예정이다.하지만 이광연은 소속팀 훈련에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일정을 최소화하고 20일부터 강릉에서 훈련하고 있다.이광연은 “월드컵에서 결승에 진출한 것도 좋지만 리그 경기 출전도 중요하다”며 “앞으로 강원FC 팬이 많아지고 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강원FC는 오는 23일 오후 7시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 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19 17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대결을 펼친다.과연 이광연을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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