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토 주최 토크쇼 ‘춘천을 보다’
춘천길 스토리텔링 접목해야
지역 문인계·시민 참여 필수
아날로그적 도시 감성 매력적
관광객 발걸음 적극 유도해야

▲ 지난 26일 춘천 축제극장 몸짓에서 열린 ‘춘천을 보다’ 토크콘서트.
▲ 지난 26일 춘천 축제극장 몸짓에서 열린 ‘춘천을 보다’ 토크콘서트.

드라마 ‘겨울연가’의 윤석호 PD는 “춘천에 겨울연가를 이을 새로운 이미지가 나올 때가 됐다”고 했다.소설 ‘은비령’의 이순원 작가는 “춘천 둘레길을 키우려면 춘천 문인들이 먼저 걸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26일 춘천 축제극장 몸짓에서 진행된 토크쇼 ‘춘천을 보다’에서 오간 얘기다.문화커뮤니티 금토 주최로 열린 이날 토크쇼에서는 소설가 하창수의 사회로 윤석호 PD와 이순원 작가가 무대에 올랐다.이 작가의 소설 ‘은비령’을 이영애·이창훈 주연의 드라마로 제작하는 등 두텁게 교류해 온 두 사람은 이날 자신의 드라마와 소설 속에 등장했던 강원도내 공간 곳곳을 회상했다.이들을 지역 문화콘텐츠로 키워나갈 방법들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대화를 나눴다.

윤 PD는 2002년 방영된 겨울연가 효과를 이을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발굴,춘천에 새로운 이미지를 입힐 시점이라고 지적했다.이날 토크쇼에 앞서 차량 네비게이션에 뜬 ‘준상이네집’을 보고 놀라 현장을 찾았다고 밝힌 그는 “준상이네집이 폐허처럼 돼 있었다”며 “안타까웠지만 시간은 어쩔 수 없다.새로운 이미지가 나올때가 됐다”고 했다.그러면서 “한수산 작가의 작품을 읽은 후 춘천에 대해 몽환적 안개도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며 “아날로그적 감성과 로맨틱한 느낌,추억 등 좋은 느낌과 이미지들을 가진 곳”이라고 말했다.속초 갯배 이미지가 좋아서 ‘가을동화’의 주인공 송혜교 집을 갯배 앞집으로 설정했다는 일화,이 작가의 작품인 ‘아들과 함꼐 걷는 길’을 드라마화 할때 횡계 낙조 촬영 등 강원도 곳곳의 아름다운 회화적 이미지들을 드라마에 담은 배경도 전했다.

▲ 드라마 ‘겨울연가’에 등장하며 한때 춘천의 명소가 됐던 준상이네집.
▲ 드라마 ‘겨울연가’에 등장하며 한때 춘천의 명소가 됐던 준상이네집.

청중들의 관심은 춘천 둘레길 조성 방안에도 집중됐다.강릉 바우길 조성을 주도했던 이 작가는 “춘천 길을 만들려면 춘천 문인들이 앞장서고,시민이 먼저 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그는 “춘천은 수도권 접근성이 좋고 강산이 어우러진 석파령 등 길도 정말 아름답지만 춘천 사람들이 안 걸으면 세상 사람도 안걷는다”며 “춘천에는 오정희·전상국·최승호 선생님 등 많은 작가 분들이 계신다.문인들이 나서면 스토리텔링 등에 도움줄 수 있다”고 했다.

또 인제 귀둔리 필례약수 가는 길에 있는 ‘은비령’에 대해 “소설보다 드라마 방영 이후 이름이 굳어진 사례”라며 “나는 글로 ‘은비령’을 만들었지만 발로 만든 길은 ‘바우길’”이라고 했다.그러면서 “4년동안 한주도 거르지 않고 바우길을 걸었다.길은 걷기 안좋아서 망하지 않는다.걷는 사람 스스로 걷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경포와 정동진에 이르는 트레킹 코스로 전국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강릉 바우길.
▲ 경포와 정동진에 이르는 트레킹 코스로 전국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강릉 바우길.

윤 PD는 “겨울연가 이후 남이섬은 재투자를 통해 드라마를 보지 않고도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끔 변신했다”며 “시민들이 문화콘텐츠를 좋아하면 돈을 지불하는데 아까워 하지 않아아 한다.한국 가수들이 일본에서 공연하는 이유가 공연장이 꽉 차기 때문인데 이런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이날 자리에 참석한 이재수 시장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가 생각해보게 하는 자리였다”며 “다시 한번 춘천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새로운 신화를 써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여진·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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