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패션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재클린 케네디이다.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이자 선박왕 오나시스와 재혼한 그녀는 주로 ‘큰 선글라스와 실크스카프, 민소매 원피스와 진주목걸이’등을 착용했다.60년대 패션인데도 지금 입어도 호평 받을 럭셔리 스타일이다.‘재키스타일’이란 고유명사를 만들어낼 정도로 인상적인 그녀의 옷을 전문가들은 귀부인 같으나 활력이 느껴지고 퍼멀하나 활동적인 기운이 감도는 디자인이라고 평한다.영부인에게 거는 기대가 ‘보여지는 아름다움’ 이상의 것은 아닌 시절이다.

재키시절이 그저 외관상 예쁨을 추구했다면 요즘 영부인들은 자신의 소신과 희망 그리고 정치적 주장을 자신만의 컬러 디자인 브랜드로 녹여낸 영부인 패션을 선호한다.미셸오바마가 그 역할을 아주 잘해낸 영부인으로 꼽힌다.그녀는 자국 디자이너의 중저가 옷을 주로 애용하면서 영부인 옷은 꼭 고가만은 아니라는 인식을 확산,서민적 친근함은 물론 중저가 옷 붐으로 경제를 활성화시켰다.대통령 지지연설시나 일상에는 푸른 색 옷으로 편안함을 표현했고 동성애자 찬성연설에는 동성애자 디자이너의 옷을 입기도 했다.

정치인에게 패션은 현상황에 대한 자기 견해및 앞으로의 의지등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창구이다.색깔 하나하나가 문화적이고 이념적인 코드가 되면서 패션에 이렇게 특별한 의미부여를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미셸의 영부인패션이 칭송받는 큰 이유는 남편 오바마의 정치적 슬로건 ‘담대한 희망’과 궤를 같이했음은 물론 선동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트럼프대통령과 만난 자리에 김정숙 여사가 파란색 나비모양의 브로치를 했었는데 그것은 사드배치반대 메시지를 담은 브로치라는 견해가 제기됐다.청와대는 장식용 액세서리일 뿐이라고 거두절미했다.이해당사자인 트럼프대통령 앞에서 그렇게 예민한 그리고 이미 결정된 사안을 영부인이 브로치로 어필했을리 없어 보인다.힐러리는 ‘사람들은 영부인에게 여성적 매력부터 모성애 그리고 역량까지 다양하게 원하지만 적정 매뉴얼은 없다’라고 말한다.과유불급인 영부인 패션,섬세한 주의가 구설수를 막는다.

조미현 교육출판국장 mihyunc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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