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세번째로 낮아 현정부 임기 1만원 실현 어려울 듯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2일 제13차 전원회의를 열고 13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40원(2.87%)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의결했습니다.이번 인상률은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국내에서 최저임금제도를 처음 시행한 1988년 이후 1998년 9월∼1999년 8월 적용 최저임금(2.7%)과 2010년 적용 최저임금(2.8%)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인상률입니다.또한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한자릿수를 기록한 것이기도 합니다.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최저임금위원회는 2018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16.4%로 의결했고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10.9%였습니다.

경영계와 야당은 물론 정부 여당도 여러차례 제기한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이 현실화된 것인데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이라는 현 정부의 공약은 물건너 갔으며 임기 마지막해인 2022년까지도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한림대 교수)은 이번 최저임금 결정에 대해 “최근 어려운 경제 여건에 대한 정직한 성찰의 결과”라며 “최저임금에 관한 사회의 철학은 유지하되 속도를 조절하는 결정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사용자 위원들도 입장문을 내고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될 경우 초래할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떨어뜨린 데 이어 이번에 속도 조절론까지 현실화되자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최저임금 참사가 일어났다”며 “노동존중 정책, 최저임금 1만원 실현,양극화 해소는 완전 거짓 구호가 됐다”고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포기와 소득주도성장 폐기를 선언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은 노동자 생계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무척 중요합니다.그렇지만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최저임금 인상을 경제불황의 주범처럼 몰기보다는 경제계와 노동계가 상생할 수 있는 경제구조를 바꿀 정책들을 실현하는게 더욱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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