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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탈리즘 + 소수자 이야기, 세계시장이 주목했다

SF소설 세계 진출 선두주자, 평창 거주 김보영 작가
미국 최대 출판그룹 한국SF 사상 최초 소설 판권 3권 구입
봉준호 영화감독 설국열차 대본 자문
평창서 가족과 거주
지역 콘텐츠 가능성 진부 강연으로 확인

김진형 formation@kado.net 2019년 07월 16일 화요일


SF소설은 한국 문학계에서 소수자다.아직 불모지인 국내 공상과학(SF)소설의 세계 진출 선두주자로 떠오른 작가가 평창에 산다.SF뿐 아니라 한국 문단에서도 화두인 김보영 작가다.최근 SF강국 미국의 최대 출판그룹 ‘하퍼콜린스’(HarperCollins)가 그의 소설 판권을 3권(‘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등)이나 샀다.영미권 주요 출판시장에 진출한 것은 한국 SF 사상 처음이다.게임 기획자 일을 그만두고 SF에 뛰어 든 김 작가의 색다른 능력은 봉준호 감독도 알아봤다.봉 감독이 영화 ‘설국열차’를 만들 때 김 작가에게 직접 연락해 시나리오 자문을 맡긴 것.엔딩 크레딧에는 ‘기술 자문’으로 올라갔다.

김 작가가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한국신화의 오리엔탈리즘과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녹여낸 작품들로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이다.연재중인 웹소설 ‘사바삼사라’에서는 신화를 기반으로 하되 장애인이 전면에 등장하고,지난 4월 낸 소설 ‘천국보다 성스러운’에서는 신이 여성혐오자일 경우를 가정해 페미니즘적 시각을 투영했다.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는 지난 13일 평창 진부도서관에서 ‘엉뚱한 질문에 SF가 답하다’라는 주제로 김 작가의 강연을 열었다.지역 주민 뿐 아니라 전국의 SF 마니아부터 SF를 좋아하는 손주와 친해지기 위해 왔다는 할머니까지 참석,지역 콘텐츠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평창 강연 현장에서 김 작가를 만났다.판권 얘기에는 담담하던 김 작가의 눈은 한국 민화 얘기에 반짝였다.한국문단에는 “장르의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보영 작가와의 일문일답.

-평창에 온 계기는.

“어머니가 시골에서 살고싶다는 로망을 갖고 계셨다.2002년 집을 구한 후 정착하기 시작했다.10년간 대하리 황토집에 살다가 용평면 쪽으로 옮겼다.”

-미국 대형 출판그룹에 3권이나 판권이 팔렸는데.

“지금은 담담하다.하퍼가 어떤 회사인지 몰랐다.에이전시에서 큰일로 얘기 하길래 알아보니 큰일이구나 싶더라.”

-SF의 매력을 꼽자면.

“현대의 종교는 과학이 아닌가 싶다.요즘 아이들은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자랐다.신화나 판타지보다 SF를 훨씬 쉽게 이해한다.우리가 해외SF를 받아들이는 이유도 과학이 인류 공통의 언어이기 때문이다.SF가 세계문학으로서 기능을 하고 있고 우리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아직 비주류다.

“장르 문학은 출판사가 택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작가들은 독자와의 직접소통 경로를 찾기 위해 과거에는 PC통신,지금은 웹소설로 가는 형태다.많은 SF작품이 1인 출판사에서 나온다.시대가 변했는데 정부 지원은 등단 시스템 위주의 과거 방식에 고착화 돼 있다.현실에 맞춘 시스템이 조성돼야 모든 장르가 수용되고 바뀔 수 있다.”

-페미니즘,성소수자,장애인 등 소재를 택하는 이유는.

“비일상적인 얘기를 하지만 소재는 내 삶의 현실에서 나온다.지금 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종의 사고실험이 SF로 나타난다.많은 작가들이 페미니즘과 소수자 이야기를 한다.기본적으로 문학은 약자들을 위한 장르다.이 사회에서 가장 고통받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것이 문학의 힘이다.”

-동양적 SF의 장점은.

“당연히 내 주변의 것에서 환상이 탄생해야 한다.다른 나라 사람이 봐도 그게 더 즐겁다.우리는 드래곤,엘프에 훨씬 익숙해져 있다.작가로서는 한국신화와 민담,괴물이 더 재밌고 도전정신을 불러 일으킨다.일본의 닌자가 처음부터 알려진 것은 아니지 않나.우리에게는 익숙한 ‘구미호’도 서구인 눈에는 신선해 보일 수 있다.한국신화의 주작,청룡 등을 다 알지 않나.이를 토대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익숙하게 판타지를 창조할 수 있다.”

-다음 작품 구상은?

“크틀루 신화를 소재로 하고 싶다.오랫동안 쓰고 싶었던 것은 역사소설이다.삼국시대에 많은 사건이 있어서 고구려 공부도 했는데 시작은 못했다.언젠가 그 시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지역에서 강연한 소감은.

“청중이 많이 안 올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좋은 효과를 얻은 것 같다.서울과 지역 모두 많이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김보영 작가는= 2004년 제1회 과학기술 창작문예에서 중편 ‘촉각의 경험’으로 데뷔.영화 설국열차 자문.소설집 멀리 가는 이야기,7인의 집행관,진화 신화,저 이승의 선지자,당신을 기다리고 있어,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천국보다 성스러운 등 작품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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