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수출규제 농산물 불똥 우려
규제 땐 국내 가격폭락 이어져

화천에서 9년째 아스파라거스 농사를 짓는 박모(64)씨는 4년 전부터 아스파라거스를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그러나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조치가 가시화되면서 박씨를 포함한 지역 농업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박씨는 “만약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농업분야로 확산되고 장기화될 경우 가격폭락으로 농민들이 빚더미에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가시화되면서 대일 수출비중이 높은 강원 농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강원 농산물은 일본 등 해외로 수출되는 비중이 매년 확대되는 추세였지만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농업분야로 확산되면 이런 분위기에 제동이 걸리는데다 물량이 국내로 풀리면서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최근 4년(2014~2017)간 일본 등 해외로 수출된 강원 농산물(채소류·화훼류)은 △2014년 2348만5000달러(276억8636만원) △2015년 2856만1000달러(336억7056만원) △2016년 3148만1000달러(371억1295만원) △2017년 3530만달러(416억1517만원)로 매년 신장세를 보여왔다.파프리카(평창·철원·인제)와 토마토(춘천·철원·인제·화천)는 대일 수출비중이 90%가 넘고 아스파라거스(춘천·인제·양구)는 올해 일본 수출량이 전년대비 36%나 늘었다.백합(춘천·강릉·인제)도 대일 수출 비중이 높은 품목에 속한다.특히 도농업기술원은 올해 홍천·평창·철원·화천·양구 등 5곳에 아스파라거스 생산단지(27㏊)를 신규 조성키로 계획을 세우는 등 대일수출 작목들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수출길이 장기간 막히면 강원산 농산물의 수출 호조세가 꺾이는 것은 물론 물량이 국내시장으로 쏟아지면서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높아 농민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편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최근 국회 업무보고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이 한국 농산물 수출로까지 번질 경우 일부 신선 채소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종재 leejj@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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