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심리안정효과도 확인”…‘1년 시범운영’ 분석결과 발표
“군사비밀 유출사건 없어…인터넷 도박 등 일부 문제점 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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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직사관에게 휴대전화 건네받는 장병 [사진공동취재단]
현재 일과 후 부대 안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일반 병사는 모두 36만여 명으로, 이들 대부분은 외부와의 소통 여건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방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병 휴대전화 사용’ 시범운영(작년 4월∼올해 5월) 결과와 한국국방연구원이 일선 병사와 간부들을 대상으로 지난 3∼4월 진행한 관련 설문 조사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일선 부대에서는 훈련병 등을 제외하고 모두 36만여 명의 병사가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국방연구원이 병사(4천671명)·간부(2천236명)·상담관(21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병사들은 휴대전화를 대부분 SNS(38.4%)와 전화·문자(23.2%) 등 외부와 소통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대부분(96.3%)은 외부와의 소통 여건이 현격히 개선됐다고 인식했고, ‘병-간부 간 소통이 활성화됐다’는 응답률도 67.4%로 나타났다.

휴대전화 사용이 군 생활 적응과 자기 계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병사들의 응답률은 각각 79.1%, 83.7%에 달했다.

연구원은 특히 휴대전화 사용 병사들의 우울, 불안, 소외감은 그렇지 않은 병사들보다 낮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야전 부대에 배치된 병영생활 전문상담관 대부분(79%)은 병사들의 긍정적 변화를 체감하고 있고, 대인 관계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담 빈도가 감소(42.5%)한 것으로 인식했다.

특히 2018년 이후 병영생활전문상담관 상담에서 복무 부적응, 심리·정서 상담이 각각 29%, 8.5% 감소했고, 국방헬프콜센터 상담에서도 이성, 진로, 부적응 상담이 각각 55%, 27%, 1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려됐던 병사들의 체력 저하 현상, 군사비밀 유출 등의 보안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규정·지침 위반 행위의 발생비율은 사용 인원 대비 0.2%로 분석됐다.

다만 휴대전화를 통한 도박 및 유해 사이트 접속 등 일부 문제점이 식별됐다.

최근 경기도에 있는 모 부대에서는 일부 병사들이 휴대전화로 수억 원대 불법도박을 한 사실이 적발돼 군 당국의 조사를 받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지난 15일 ‘군인 복무정책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시범운영 결과를 평가하고, 향후 운영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국방부는 “전반적으로 병 휴대전화 사용에 따른 긍정적 사례가 다수 확인됐지만 일부 우려되는 문제점도 점검했다”며 ‘부대원 간 단합에 영향을 준다’는 등의 일부 간부들의 부정적 인식에 대해서도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현재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 시간이 점호 준비 등에 일부 영향을 준다는 야전부대 의견을 수렴해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평일은 현행 ‘18∼22시’에서 ‘18시∼21시’, 휴일은 ‘7∼22시’에서 ‘8시30분∼21시’로 각각 조정키로 했다.

평일·휴일 오후 9시부터 오후 10시, 휴일 오전 7시부터 오전 8시 30분까지는 지휘관 재량 하에 사용 시간 연장이 가능하다.

국방부는 또 장기간 외부와 소통이 제한되는 해외 파병부대에 대해서는 심리적 안정과 사기 진작을 위해 일정 시간, 일정 장소에서 영상 통화를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부터 단계적으로 확대된 ‘병사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은 지난 4월 1일부터 모든 국군 부대에 적용되고 있다.

국방부는 향후 일부 부작용에 대한 보완대책을 마련해 전면시행 시점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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