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동계올림픽의 무대였던 발왕산 정상이 ‘평창 평화봉’으로 명명된다.강원도지명위원회는 16일 평창군지명위원회를 거쳐 올라온 이 같은 내용의 지명제정안을 통과시켰다.앞으로 국가지명위원회를 통과하면 무명이었던 발왕산 주봉이 이름을 얻게 된다.지난해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평창군은 올림픽의 평화정신을 살린다는 취지에서 작명을 추진해 왔다.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엊그제 강원도지명위원회에서 이 안건을 심의·의결하기는 했으나 인위적 작명이라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좋은 취지에도 불구 찬반이 팽팽하게 맞섰다.평창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주민 설문조사에서 찬성이 78%로 압도적이었으나 이견 또한 적지 않았다.굳이 평화를 말로 강조할 필요가 없고,억지스럽다는 소수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평창은 3수 끝에 동계올림픽을 멋지게 치렀다.역대 동계올림픽 가운데 최대·최고의 대회라는 찬사도 받았다.그러나 가장 좋은 칭찬은 올림픽 정신을 잘 살린 대회라는 평가가 아닐까.올림픽 정신이란 곧 인류의 연대와 화합일 것이다.지구촌의 평화를 구현하고 평화로운 삶의 공동체로 만드는 것이 곧 올림픽정신을 최종적으로 완성하는 길이 될 것이 분명하다.

평창은 이미 그 이름 속에 올림픽 정신이 내재되어 있다는 점 또한 흥미롭다.평창(平昌)이라는 지명을 그대로 풀이하자면 평화와 번영이다.평평하다 평화롭다는 의미의 평(平)과,창성하다 흥성하다는 뜻의 창(昌)이라는 글자의 조합이다.평화와 번영을 의미하는 평창에서,역시 평화와 번영을 궁극의 지향점으로 하는 올림픽이 열렸다는 것은 필연이었던 것이다.

올림픽 직전까지만 해도 한반도의 긴장이 극에 달했다.평창은 살얼음판 같았던 상황을 녹여낸 용광로였다.이런 평화이미지를 보태겠다는 데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가장 큰 작명 권한은 그들에게 있다고 본다.이것이 돌연한 작명이 아니라 20년 올림픽도전사의 화룡점정을 찍는 뜻이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평화’라는 크고 무거운 이름을 기꺼이 선택한 평창을 응원한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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