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대관령음악제 오늘 개막
메인콘서트 오늘·내달 10일
찾아가는 음악회 12곳 개최
현대음악 쇼케이스 무대 관심

클래식과 클래식 허물기…그 가운데 어디쯤에서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국내 최고의 클래식 축제로 자리잡은 제16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31일 공식 개막한다.강원도가 주최하고 강원문화재단(이사장 김성환)이 주관하는 음악제는 8월 10일까지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를 비롯한 강원도 전역에서 펼쳐진다.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예술감독을 맡아 준비한 두번째 여름음악제다.30일 손 감독이 연주에 나선 원주 뮤지엄 산에서의 앙상블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갔다.



단편소설 읽듯이-메인 콘서트

개막공연 ‘옛날 옛적에(31일 오후 7시 알펜시아 콘서트홀)’로 시작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8월 10일 오후 7시30분·뮤직텐트)’로 끝맺는 메인 콘서트는 무대마다 한 권의 단편소설집을 보는 듯한 내용으로 구성했다.12개 공연 모두 ‘못다한 이야기’,‘정화된 밤’,‘해피엔딩은 나의 것’ 등 소설이나 영화에서 본 듯한 문학적 제목들이 붙여졌다.

손열음을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스베틀린 루세브,첼리스트 지안 왕,피아니스트 김선욱,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지휘자 드미트리 키타옌코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한다.세계 유명 교향악단의 정단원으로 구성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공연은 내달 3,10일 만날 수 있다.


독일연주가 DMZ공연-찾아가는 음악회

1일 고성 DMZ박물관 공연에서는 독일 출신 첼리스트 레오나드 엘셴브로이히가 피아노(샤오한 왕) 듀오 리사이틀을 선보인다.같은 분단국가의 아픔을 겪은 음악가가 최전방에서 들려주는 베토벤 첼로 소나타를 감상할 수 있다.6일 용평리조트 눈마을홀에서는 2004년 1회 음악제 당시 같은 장소에서 공연한 첼리스트 지안 왕이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함께 다시 찾는다.찾아가는 음악회는 이처럼 강원도의 정취가 느껴지는 장소들마다 참여 아티스트들의 스토리까지 녹여냈다.

춘천과 원주,강릉,삼척,태백,정선,양구,인제,고성,평창 대관령과 진부 등 12곳에서 열린다.오케스트라 공연이 진행되는 강릉아트센터와 인제 하늘내린센터 2곳을 제외하고는 정식 공연장이 아니다.

삼척 비치조각공원,양구 박수근미술관,평창 월정사 성보박물관,태백 체험공원 갱도무대 등 강원도의 특색이 드러나면서도 지역 주민들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명소에서 열린다.모두 손 감독 등이 직접 둘러보고 택했다.1∼2명의 아티스트가 무대에 오르는 리사이틀 형태여서 관객 집중도를 높일 예정이다.대부분 무료(선착순 입장)지만 일부 공연은 예약이 필요하다.


더 커진 음악학교

지난 15년간 캠프 형식으로 동일하게 운영됐던 음악학교도 대폭 확대됐다.마스터클래스와 엠픽스 픽(MPyC’s Pick),내일의 오케스트라 등 프로그램 3개로 개편,캠프 형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참가와 참관을 가능하게 하고,참가비도 전액 무료화했다.

음악제 출연 아티스트가 강사가 되어 세 명의 학생을 50분씩 지도하는 마스터클래스는 알펜시아 리조트 평창홀에서 공개 진행된다.현악사중주단 인재선발 프로그램도 준비됐다.한국을 대표하는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이 직접 나서 신진 사중주단을 선발,지도한다.선정된 그룹은 단독,합동공연 기회를 갖게 된다.강원지역 음악도를 위한 특별프로그램도 처음 마련됐다.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수석 단원들이 도내 학교 6팀을 직접 찾아가 지도하고 합동공연하는 내일의 오케스트라다.


음악영화부터 현대음악까지

4일과 5일 오후 7시30분에는 알펜시아 뮤직텐트에서 음악영화들이 흐른다.손 감독이 고른 영화들이다.

야론 질버맨 감독의 2012년 작 ‘마지막 4중주’와 제임스 알가 감독의 1999년 애니메이션 ‘환타지아 2000’이 강원영상위원회의 지원으로 스크린에 오른다.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와의 협업도 진행된다.올해부터 콩쿠르 우승자 리사이틀을 매년 개최하기로 했다.올해는 2016년 우승자 피아니스트 서형민 리사이틀이다.3년 주기로 악기를 바꿔 열리는 콩쿠르 형식에 따라 3년 전 수상자를 초청했다.해당 악기로 올 가을에 열릴 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수상자의 변화된 모습도 만날 수 있는 2가지 효과를 노렸다.

음악제 최초로 선보이는 현대음악 쇼케이스에서는 진보적인 아티스트들의 실험적인 무대가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김여진·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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