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강릉출신 김진유 영화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수상 평창 초청
도내 독립영화인 육성 고군분투
“도내 제작 인력부족 가장 문제
열정있는 제작자 이끌어 줘야”

강릉 출신 김진유 감독이
▲ 강릉 출신 김진유 감독

강원도에서 독립영화하기.그 고된 작업의 중심에 강릉 출신 김진유 감독이 있다.고향 주문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나는 보리’로 지난해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상을 수상했다.20일 폐막한 제1회 평창남북평화영화제 ‘강원도의 힘’ 섹션에도 초청,고향에서 다시 관람객들을 만났다.김 감독은 영화제 기간 관객들과 ‘메이드 인 강원’ 스페셜토크를 갖고 강원도에서 영화를 만드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 평창남북평화영화제 기간 진행된 ‘메이드 인 강원’ 스페셜 토크 모습.
▲ 평창남북평화영화제 기간 진행된 ‘메이드 인 강원’ 스페셜 토크 모습.

영화제 현장에서 본지를 만난 김 감독은 강원도 영화제작 현실에 대해 솔직담백하게 털어놨다.독립영화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그 역시 ‘영화를 계속 해야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그는 “주위에서 배고픈 일을 왜 하냐고 물을 때마다 ‘하고 싶으니까’라는 마음 하나로 버티면서도 다음 영화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영화계 선배들이 주는 상이 다시 작업을 하라는 응원의 메시지로 들렸다”고 했다.

그래서 포기하는 대신 직접 나서기로 했다.우선 강릉을 독립영화도시로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 됐다.기반이 도내 다른 시·군보다 비교적 좋은 강릉에서 독립영화를 먼저 키우고 이를 도내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것이다.강릉에 영화 소비환경과 제작 기반이 일부 마련돼있지만 잘 활용되고 있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워 뜻을 같이하는 영화인들과 2017년 사회적협동조합 인디하우스를 창립했다.최근에는 강원독립영화협회의 강릉 대표를 맡으며 도내 독립영화인 육성에도 나섰다.김 감독은 “강릉에는 도내에서 유일하게 독립영화극장인 신영이 있고 정동진독립영화제도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는만큼 다른 시·군보다 조건이 좋은 편”이라며 “지난해 단편영화제작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수강생이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는 등 성과도 눈에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현재 바다와 음악 등을 소재로 작업중인 시나리오 2편도 강릉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영화제작에 대한 고민은 결국 제작비 부족에서 비롯된다.그 중 많은 부분이 인력 문제에서 온다.김 감독은 강릉에서 영화를 촬영하며 도내 영화인력과 네트워크의 부족함을 실감했다.촬영을 위해 서울 인력이 강릉으로 와야 하는데 그 많은 인원들의 숙박비나 체류비 등의 지출이 제작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김 감독은 “도내 인력은 없거나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미숙하다는 점을 고려하고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숙련된 강원도 인력이 있다면 적은 비용으로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고 했다.그가 인력양성을 위한 워크숍 등을 준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그는 시설만큼 중요한 것이 수면 아래 있는 영화제작의 수요들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했다.편집시설이나 촬영장비 등 영화를 찍을 수 있는 여건 조성 뿐 아니라 영화제작 인력을 키우고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김 감독은 “강원도의 독립영화 제작 환경은 많이 부족하지만 개개인의 제작자들이 어떻게든 잘 만들어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영화를 혼자 제작하거나 만들고 싶은데 수면 위로 나오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이들을 끌어들이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밝혔다.그는 “도내 영화인들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 그들이 덜 다치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싶다”며 마지막으로 덧붙였다.“강원도 인력만으로 영화를 제작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한승미 singm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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