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1리 할머니 자서전 출간
12명 인생사 희로애락 담아

▲ 동면 속초1리 할머니 12명의 자서전 출판기념회가 29일 오전 동면사무소에서 열렸다.이날 고 이영숙씨를 대신해 아들(엄종권)이 참석했다.
▲ 동면 속초1리 할머니 12명의 자서전 출판기념회가 29일 오전 동면사무소에서 열렸다.이날 고 이영숙씨를 대신해 아들(엄종권)이 참석했다.

“우리 인생은 역사야.일제시대와 6·25 전쟁을 겪었고,가난과 여자라는 이유로 교육도 못 받고 동생들과 집안 일을 돌봐야 했지.”

29일 오전 홍천군 동면사무소에서 열린 속초1리 할머니 12명이 걸어온 ‘발자취’ 자서전 출판기념회는 현재의 대한민국을 키워 낸 어머니들의 아픈 인생 보따리였다.이번 자서전은 지난 4월 홍천군 노인회가 강원문화재단 인생나눔 프로그램에 도내 최초로 선정돼 1주 2차례씩 운영해 할머니들의 인생을 엮은 책이다.이들 중 상당수는 글을 몰라 시(詩)와 수필이 뭔지도 몰랐다.이영숙씨는 지난 6월 숨져 자서전이 유품이 됐다.

이날 김종기(83)씨는 “세상을 떠난 남편이 너무 그립고 보고 싶다”는 편지를 낭송했다.최복례(70)씨는 “끼니마다 밥상을 4개나 차렸던 시집살이 등 어려운 환경을 긍정적인 성격으로 이겨냈다”고 소개했다.안옥분(75)씨는 자신의 별명인 꽃분이를 시(詩)로 낭송했다.

자서전에는 웃음과 슬픔,감동이 들어있다.김옥준(82)씨는 “딸들을 가르치지 못해 후회스럽다”고 했고,오월선(87)씨는 “남편을 보지 못한 채 결혼했으나 45년 해로 했으니 잘 살았다”고 만족했다.임정인(82)씨는 “친정어머니 100세 잔치를 해드려 행복하다”고 했다.장옥녀(79)씨는 “올봄 수술을 9번 했지만 화가로 살고 싶다”고 했다.장흥월(77)씨는 “아들이 46세에 장가 들어 손주를 얻어 한이 없다”고 했다.최인순 멘토는 “할머니들의 인생보따리를 풀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이날 출판회에는 허필홍 군수,이형주 홍천군 노인회장,원윤상 동면 노인회장,주민 200여명이 참석했다. 권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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