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고교신입생 전형요강 변경
춘·원·강 7년만 배정방식 변경
학생·학부모 명문고 쏠림 전망
교육청 “선발 비공개·미달 없다”

강원도교육청이 고교 평준화지역인 춘천,원주,강릉 신입생 배정 방식을 ‘1단계 선지원 후추첨제(50%)·2단계 원거리배제 무작위추첨제(50%)’로 전환,학생들에게 학교 선택권을 부여했다.그러나 특정학교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지원율이 낮은 학교는 이른바 ‘비선호 학교’로 낙인 찍히는 등 학교 서열화가 다시 부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학생에 선택권 부여

고교 평준화지역 신입생 배정 방식이 변경된 건 7년만이다.도교육청은 2013년 춘천,원주,강릉에 고교 평준화 정책을 도입해 원거리배제 무작위추첨제로 학생을 선발했고,이후 통학 불편과 학교 선택권 문제가 불거지자 강원교육발전자문위원회는 지난 3월 선지원 후추첨제로 전형을 변경할 것을 도교육청에 권고했다.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연구용역을 통해 선지원 후추첨제와 원거리배제 무작위추첨제를 병행하는 전형요강을 마련,지난달 말 고교입학전형위원회에서 확정했다.

새로운 신입생 배정 방식이 도입되면 학생은 1단계 추첨 결과에 따라 자신이 희망하는 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학생 1인당 지원할 수 있는 학교는 2곳이고,추첨은 1,2지망으로 순으로 이뤄진다.기존과 달리 학생이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김춘형 도교육청 교육과정과장은 “선지원 후추첨 방식을 반영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희망학교에 배정받는 비율이 춘천 39%,원주 45%,강릉 52%에서 춘천 67%,원주 72%,강릉 75%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 학교선택권 효과는

하지만 1단계에서 춘천,원주,강릉지역별로 특정 학교에 지원자가 몰리면 경쟁이 치열해져 그만큼 배정받을 확률이 줄어든다.학생에게 학교 선택권을 주는 당초 취지가 상당 부분 무색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이석우 도학부모연합회장은 “통학 불편과 학교 선택권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취지인데 쏠림현상이 일어난다면 그 효과는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며 “애초 선지원 후추첨제가 논의됐을때 요구한 학생 근거리 배정 등의 보완책이 세워지지 않은 점도 아쉽다”고 전했다.

도내 한 교사는 “학생들이 한 학교로 몰릴 경우 대부분의 학생이 1단계 선지원 후추첨제에서 탈락하고 결국 무작위 추첨제로 학교를 선택하게 된다”며 “학교선택권을 위해 새로운 전형방법이 도입됐지만 효과가 있을 지 모르겠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1단계인 선지원 후추천제 선발 비율을 70%까지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를 했는데 현재 상황을 감안했을때 학교간 편차를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어 50%로 결정했다”며 “2~3년 동안 추이를 지켜본 뒤 1단계 비율을 다시 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쏠림·기피현상 없을까

쏠림현상이 일어나는 학교와 달리 지원자가 정원에 미달하는 곳은 ‘기피 학교’라는 오명을 쓸 수 있다.춘천의 A고 교장은 “원주는 줄었지만 춘천과 원주는 아직까지 예전 명문고로 불리던 학교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 그외 학교들은 지원율이 현저히 낮을 것”이라며 “이러면 선호학교와 비선호학교가 나눠져 평준화 이전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학부모들은 지난해까지 없었던 1단계 선지원 후추첨제 때문에 특정학교를 1지망 학교로 지정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학부모 정모(춘천)씨는 “도교육청이 학교별 지원율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주위에 있는 부모들은 특정학교를 지망하겠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정형교 도교육청 장학사는 “2단계까지 마치면 모든 학생이 배치돼 미달이 나오는 학교가 없고,선발 과정에서 학교별 지원율도 공개되지 않아 선호,비선호 학교가 구분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정호 kimpr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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