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자 춘천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 박순자 춘천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 박순자 춘천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오랜 시간 마을주민 모두가 좌회전을 하던 마을 앞 도로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오면서부터 좌회전을 하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범법자’가 된답니다.그 뿐 아니라 멀리까지 가서 유턴을 해서 돌아와야 한다면 어떨까요.이 마을 주민들은 어떤 죄를 지었길래 이런 불편을 겪어야만 하는 걸까요.사실 이런 일들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주택허가 때도 마찬가지 입니다.행정에서 세심하게 신경써 집하장 하나까지도 장소를 선정한 후에 허가를 해준다면 입주 후 주민들 간 다툼의 소지는 줄어들텐데 늘 갈등이 생긴 뒤에야 행정은 뒤늦게 수습하려고 합니다.주민의 일상을 살피지 않고 주민과의 협의 없이 행정편의적 발상으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누군가에게는 생활에 편리함을 주겠지만 동시에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이 되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이런 갈등을 미리 조율하고 조정하는 역할이 바로 행정인데 오히려 이 행정 때문에 주민들이 불편해지지는 않았는지 반문해봅니다.

전국의 많은 지자체장들은 다양하지만 추상적인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우리 춘천시도 예외는 아닙니다.과거와 비교했을 때 무엇인가는 달라져야 시민들의 만족도와 공감이 올라갈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너무 성급한 평가인지 모르겠으나 과거와 다른 것은 지자체장과 슬로건,비전,정책 속 단어들 뿐입니다.정작 이 모든 것을 총괄하는 행정은 결코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춘천시에 변화는 있습니다.앞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는 반드시 시민들과 숙의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는 소식은 행정과 시민이 더욱 밀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합니다.이러한 숙의가 지역 곳곳에 자리잡는다면 그저 원칙과 법률에 따라,그 속에서 살아가는 시민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채 휘두르던 행정의 칼은 거둘 수 있겠지요.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삶 속에서는 언제나 크고 작은 분쟁이 있기 마련입니다.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또 살아갈 사람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미처 챙기지 못하는 부분까지 살필 수 있는 행정을 기대합니다.모두가 만족하는 행정이 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시민들이 억울해하거나 협의되지 않아 발생하는 불편은 없어야 합니다.

무언가를 제대로 해내려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더 작고 세심한 행정을 위해서는 춘천시 집행부 모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합니다.춘천,시민이 주인인 도시에서 행정에게 요구하고 싶습니다.지역을 움직일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도 훌륭하지만 횡단보도,주차공간,쓰레기 처리 공간처럼 작지만 주민의 삶과 뗄 수 없는 세심한 부분도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민선 7기의 변화를 시민들이 새롭게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춘천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역시 집행부 견제와 감시를 넘어 시민과 함께하는 행정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습니다.시민이 행복한 춘천시,다 함께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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