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벽 무너지고 가로수 쓰러지고…수확 앞둔 벼 314ha·과수 725ha 피해

▲ 제13호 태풍 ‘링링’이 북상한 7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의 한 공사장 가림막이 강풍에 기울었다. 2019.9.7
▲ 제13호 태풍 ‘링링’이 북상한 7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의 한 공사장 가림막이 강풍에 기울었다. 2019.9.7

7일 제13호 태풍 ‘링링’이 서해안으로 북상하면서 광주·전남에도 강풍 피해가 속출했다.

7일 광주시·전남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수확을 앞둔 벼가 쓰러지고 가로수가 넘어지는 등 550여건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가로수가 쓰러졌다는 신고만 116(광주 40·전남 76)건 접수되는 등 강풍 피해가 대부분이었다.

침수 피해는 광주 남구 월산동 도로, 화순군 화순읍 주택, 무안군 삼향읍 아파트 등 3건이었으며 침수 직후 배수 작업이 모두 완료됐다.

전남에는 이날 새벽부터 가로수 전도, 신호등·간판·지붕 파손, 정전 등 400여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목포시 북항에서는 피항해 있던 3천396t급 대형 해상크레인선이 강풍에 정박용 밧줄이 끊어지고 닻이 끌리면서 떠밀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대 순간풍속 초속 52.5m의 강풍이 관통했던 신안군 가거도항에서는 옹벽 50여m가 유실됐다.

가거도항은 방파제 복구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옹벽 안에 채워진 돌덩이들이 연안여객선 접안 부두로 유실돼 당분간 여객선 운항 차질도 우려된다.

▲ 제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에 북상한 7일 오전 전남 곡성군 겸면의 한 사과 과수원에서 수확을 앞둔 홍로가 태풍에 떨어져 있다. 2019.9.7 [독자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제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에 북상한 7일 오전 전남 곡성군 겸면의 한 사과 과수원에서 수확을 앞둔 홍로가 태풍에 떨어져 있다. 2019.9.7 [독자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풍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다.

영암·고흥·화순·여수·장성에서 벼 314ha가 쓰러졌고 나주 배 농가 400ha 등 나주·영암·고흥·화순에서 725ha 배와 과일 등 수확을 앞둔 낙과 피해도 속출했다.

광주도 오전 6시 17분께 광주 북구 오치동 공사장 가림막이 쓰러지는 등 150여건의 피해가 났다.

강풍으로 인해 밤사이 신안 4천285세대 등 광주·전남에서 총 1만4천600여세대가 정전되기도 했다.

한국전력 광주전남지사는 대부분 복구를 완료했으나 태풍 특보로 발이 묶인 신안과 진도의 작은 섬들을 중심으로 1천100여 세대가 아직 전기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장 조사와 집계가 본격화되면 양식장과 농작물 등 섬 지역의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제13호 태풍 ‘링링’이 서해로 북상한 7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대교 차량 통행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2019.9.7
▲ 제13호 태풍 ‘링링’이 서해로 북상한 7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대교 차량 통행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2019.9.7

몸이 떠밀릴 정도의 강풍이 불면서 대형 교량 통행도 통제됐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이날 오전 3시부터 전남 지역 6개 해상 교량의 통행을 제한했으며 현재는 천사대교만 통제 중이다.

이날 목포·여수·완도 여객선 터미널에서 운항하는 53개 항로 88척 운항이 전면 통제되는 등 바닷길과 하늘길도 차질을 빚었다.

광주공항과 여수공항에서 이날 오전 운항 예정이었던 항공편들은 모두 결항했으며 오후에는 기상에 따라 운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무안공항은 제주를 오가는 국내선만 결항하고 국제선 항공편은 출·도착이 대부분 지연됐다.

태풍 링링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군산 서쪽 약 140km 해상에서 시속 40km로 북진 중이다.

광주와 전남 전역과 서해남부·남해서부 전 해상에는 태풍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태풍의 영향권에 든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신안군 가거도 145mm를 최고로, 구례 성삼재 128.5mm, 광양 백운산 95mm, 화순 이양 73mm, 영암 학산 73mm 광주 27.3mm 등이다.

광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오후까지 광주·전남에 10∼40mm의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아직 태풍의 영향권에 있는 만큼 해안가나 산, 계곡에서 벗어나 가급적 실내에 머무르고 축대 등 시설물 안전에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