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 비구름 발달·서해서 저기압 발생
여름보다 위력적인 ‘가을태풍’ 또 올 가능성도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리고 있는 5일 오후 강원 춘천시청 인근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강원지역에 내일까지 많은 곳은 15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리고 있는 5일 오후 강원 춘천시청 인근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강원지역에 내일까지 많은 곳은 15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우리나라를 할퀴고 지나간 뒤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오고 있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전국이 흐리고 서울과 경기 북부, 강원 영서 북부, 경남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내리고 있다.

서울에는 오후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겠지만, 오전 중에도 산발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에는 이날 아침까지 시간당 3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지다가 현재는 소강상태다.

하지만 제주도 남쪽 바다에서 또 다른 강한 비구름대가 발달하면서 북상하고 있어 정오 이후 다시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올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현재 전국에 내리는 비는 ‘링링’이 오기 직전인 5일까지 우리나라에 많은 비를 뿌린 정체전선과는 관계가 없다. ‘가을장마’로도 불린 이 정체전선은 ‘링링’과 섞이면서 사실상 없어졌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이 지난 뒤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비구름대가 발달하고, 서해에서 저기압이 발생해 비가 내리고 있다”며 “제주는 인근 바다에서 발생한 비구름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이 흐리고 비가 내린 4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우산을 든 시민들이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4일 아침부터 5일 사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 이상 강한 비가 내리고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다”며 시설물 관리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전국이 흐리고 비가 내린 4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우산을 든 시민들이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4일 아침부터 5일 사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 이상 강한 비가 내리고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다”며 시설물 관리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비는 11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추석 연휴 첫날인 12일에는 전국에 구름이 많고 추석 당일인 13일에는 전국이 맑을 것으로 예보돼 보름달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또 한 번 태풍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평년(1981∼2010년 연평균) 9월에 발생한 태풍은 4.9개로, 이 가운데 0.6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9월에도 3개가 발생해 ‘링링’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태풍은 10∼12월에도 발생한다. 평년 10월에는 3.6개가 발생해 0.1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평년 11, 12월에는 각각 2.3개, 1.2개가 발생했지만, 한반도 주변까지 올라온 태풍은 없다.

가을 태풍은 여름보다 오히려 위력적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959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의 최대 순간 풍속을 살펴보면 2003년 9월 12일 ‘매미’로 인한 강풍(초속 60.0m)이 가장 강력했다.

이어 2, 3위는 8월 말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들이고 4위는 2016년 10월 5일 ‘차바’의 초속 56.5m, 5위는 최근 ‘링링’의 초속 54.4m다.

문일주 제주대 교수는 “태풍이 발생하는 해역은 초가을에 수온이 가장 높아 에너지가 풍부하다”며 “여름철 한반도를 덮고 있던 북태평양 고기압은 가을이 되면서 동쪽으로 이동하는데, 태풍은 그 가장자리를 타고 빠른 속도로 우리나라로 올라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렇게 북상한 온난다습한 태풍은 성질이 다른 한반도의 찬 공기와 만나면서 폭우와 강풍을 동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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