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서 간소하게 진행…직원들과 악수할 때만 잠시 미소
검찰 측 고위직은 1명만 참석…불필요한 오해 피하려는 듯

정국을 뒤흔든 끝에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의 취임식은 단 10여 분 만에 끝났다.

9일 오후 4시 30분 과천 법무부 청사 7층 대회의실.

‘제66대 조국 법무부 장관 취임식’이라는 플래카드를 뒤로하고 조 장관이 단상에 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족과 관련된) 의혹만으로 임명을 안 하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임명장을 수여한 지 2시간 30분 만에 열린 취임식이었다.

조 장관의 등장에 법무부 직원들이 박수를 치고, 한 직원은 ‘환영’이라는 글자를 서류철에 끼워 펼쳐 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가족에 대한 수사 등 어려운 상황에서 임명된 점을 의식한 듯 웃지도, 미소를 짓지도 않았다.

조 장관은 “오늘 제게 주어진 기회는 제가 만든 것이 아니라 국민께서 잠시 허용한 것임을 잘 알고 있다”며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것은 오랫동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던 법무·검찰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취임사를 읽어나갔다. 

법무부는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장관의 뜻”이라며 평소 산하 위원회 회의실로 쓰는 공간에서 간소하게 취임식을 열었다.

직원들에게 참석하라는 공지 역시 따로 띄우지 않았다.

김오수 차관, 김후곤 기획조정실장 등 법무부 간부들을 비롯한 100명가량이 취임식을 지켜봤다.

조 장관 임명 여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컸던 만큼 취임식장에는 법무부 직원들 못지않게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1시간 30분 앞서 열린 박상기 장관의 이임식엔 강남일 대검찰청 차장과 김영대 서울고검장,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이 참석했으나 조 장관 취임식에는 법무부 소속이 아닌 검찰 측 고위 인사는 김영대 서울고검장이 유일했다.

조 장관 가족들이 수사를 받고 있기에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만남을 법무부·검찰 양측이 피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취임사를 마치고는 직원들과 악수를 할 때야 굳은 얼굴을 잠시 펴고 미소를 보였다.

조 장관이 행사를 끝내고 같은 층에 있는 법무부 장관실로 들어간 시간은 4시 43분이었다.

조 장관은 취임 첫날 보고를 받고, 논의할 사안이 많아 늦은 시간까지 업무를 볼 예정이라고 법무부 관계자는 밝혔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