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안보 사령탑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 이유를 ‘강한 의견 충돌’이라고 밝히면서 두 사람이 어떤 문제를 놓고 대립했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나는 그의 여러 제안에 대해 강하게 의견을 달리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견해차가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뉴욕타임스(NYT)와 AFP 통신은 두 사람이 여러 국제 문제를 놓고 수차례 갈등을 빚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란·아프가니스탄·베네수엘라·러시아 등 미국과 긴장 관계에 있는 5개국에 관한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파열음을 내왔다고 이들 매체는 지적했다. NYT와 AFP에 따르면 북한과 미국 사이의 긴장 완화를 주요 외교 성과로 삼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에 대해 강경 노선을 오랜 기간 고수해온 볼턴 보좌관의 갈등은 최근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 5월 북한의 두 차례 미사일 발사와 관련, 볼턴 보좌관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성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회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하며 ‘공개 면박’을 줬다. 이어 6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해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 땅에 발을 디딘 뒤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을 때도 볼턴 대통령은 현장에 동행하는 대신 몽골로 향해 ‘볼턴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볼턴 보좌관은 취임하기 전부터 이란을 견제할 목적으로 ‘폭격’까지 불사하겠다는 초강경 입장을 펴 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의 만남 가능성을 열어놓는 등 외교적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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